與 '김건희 특검' 이탈표 전조?…신영대 체포동의 반대 '197표' 나왔다

데일리한국 2024-11-28 17:36:38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 2024.9.26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 2024.9.26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표결에서 범야권 의석수보다 많은 '반대·기권표(202표)'로 부결됐다.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이탈표 전조 증상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여권 내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무기명 표결에 부친 신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석 295명 가운데 찬성 93명, 반대 197명, 기권 5명으로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을 모두 합친 192명보다 많은 의원들이 신 의원의 체포 동의를 반대한 셈이다. 

본회의에 불참한 인원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의힘에서 최소 10명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가족의 당원게시판 비방글 작성 의혹을 둘러싼 여권 내홍이 표결 결과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친한(친한동훈)계가 의도적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친한계, 단일대오에 달라진 기류

당원 게시판 의혹 제기에 반발하고 있는 친한계는 김건희 특검법 '부결'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암시해왔다.

정성국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야당의 전략에 우리가 변화를 줄 이유는 없다'고 했지만, 예전 같았으면 '반헌법적 요소가 있어 절대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말했을 것 같다"며 "뉘앙스가 약간 다르게 느껴졌다. 한 대표 심중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며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날 '용산의 당원게시판 의혹 공격을 막기 위한 카드로 김건희 특검법을 고려한다'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특검법에 대한 당의 입장 변화나 표 단속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을 하지 않겠다"라고 말을 아끼면서, 당초 단일대오를 자신하던 모습과 달라졌다는 평이 나왔다.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까지 당의 균열 기류가 이어지면 특검법은 통과(여권 이탈표 8표 이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재표결에서 재석 299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 기권 1표로 부결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4표의 이탈이 발생한 셈이다. 친한계가 이탈표에 동조할 경우 윤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력화된 채 특검법은 국회 문턱을 넘게된다. 

◇ 민주당, '친윤 vs 친한' 틈 노려 이탈표 확보 전략

이 때문에 민주당은 특검법 재표결 일정을 약 2주 뒤로 미루는 등 계파 갈등으로 생긴 균열의 틈을 파고들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의 '특검법 찬성표'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확인된 여당 내 이탈표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향후 친한계 의원들의 이탈표 흔들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야권은 단결했고 여당에서도 부결에 동조했다. 김건희 특검 가결에 희망을 건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발언하는 김민전 최고위원(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발언하는 김민전 최고위원(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혹감이 역력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표 단속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검법 재표결이 이탈표를 키울 수 있는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지금 당원 게시판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표출되고, 여기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며 의원들에게 당원게시판 언급 자제령을 내렸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현재 다수 고발인에 의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차분히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라며 "결국은 이 문제에 관해 당 지도부에서 여러 상황을 정리하고 생각할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이 문제를 조금은 냉각기를 갖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당부했다. 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한 대표와 친한계를 자극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한편, 한 대표는 '여론조작·뇌물 혐의'를 받는 신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을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약속을 어겼다. 불체포특권의 포기, 약속을 지키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