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 MBK·영풍 시세조종 의혹 변수로

데일리한국 2024-11-28 16:46:35
고려아연 CI와 영풍 CI. 사진=각사 제공 고려아연 CI와 영풍 CI.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공개매수 마지막 날 있었던 MBK·영풍의 주식 대량 매도건이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머 고려아연은 앞서 두 차례 MBK·영풍의 공개매수와 관련해 수상한 매매 행위가 있었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특히 MBK·영풍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이뤄진 매도량 급증 관련 시세조종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 진정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융당국 조사 결과에 따라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인수 등의 법적 하자 등이 발생하면 임시주총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려아연측은 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를 마무리한 지난달 14일 직후인 17일 첫번째 의혹을 제기했다.

영풍·MBK측은 공개매수 가격을 총 두 차례 인상했다. 이들은 9월13일~10월4일 주당 66만원을 제시했는데, 이 기간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됐다. 일반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없어지자 영풍·MBK은 9월26일 매수가를 주당 75만원으로 올렸다. 이후 10월4일엔 주당 83만원으로 두번째 인상을 단행하고, 공개매수 기간도 10월 14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시세조종 의혹은 마지막 날인 14일에 증폭됐다. 이날 오후 1시 12분께 주가가 82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는데, 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시간 뒤인 3시12분경  최저가인 77만9000원을 기록했다. 두 시간 만에 최고가 대비 5%가 하락했다.

특히 최고가 경신 후 네 차례에 걸쳐 매도량이 급증한 것이 확인됐는데, 주가 하락 요인이 대량 매도에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차트에 등장하는 대량 매도자는 이익을 취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며 주가를 낮추는 데 일조했다"며 "일반주주 입장이라면 공개매수에 응해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영풍·MBK 측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당시 대량 매도 행위는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가 매도'가 주를 이룬 점에 대해서도 고려아연측은 의혹을 제기한다. 투자자들은 이익을 최대화하거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정가 매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주가하락을 인위적으로 노린 것이 아니라면 시장가 매도가 주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측 주장이다.

공개매수 선언 당시 영풍·MBK 연합이 제시한 확보지분 목표는 최소 6.98%에서최대 14.61%였다. 하지만 공개매수를 통해 실제 취득한 주식은 5.34%로 파악된다. 14일 오후 주가 하락이 없었다면 취득 지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을 수 있었다는 것이 IB업계 분석이다.

한편 시세조종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6조(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위반 사안이다. 고려아연은 "성명불상자가 고려아연 주가를 하락시켰다면 그 행위는 영풍·MBK 연합에 유리한 공개매수 결과를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이날 오후에 이뤄진 시장가 매도 주문 내역과 주문자에 대한 실체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