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라이칭더 첫 해외순방 앞두고 中 지척서 야간사격훈련

연합뉴스 2024-11-28 14:00:24

'라이칭더 美영토 경유·中 대응훈련' 관측 속 선제적 군사훈련

라이칭더 대만 총통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태평양도서국 순방 시기에 맞춰 중국군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대만군이 중국 대륙 인근 진먼다오(金門島)에서 선제적 야간 사격 훈련에 나섰다.

28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지휘부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전날 저녁 진먼다오 진닝(金寧)향 허우후(后湖)진지에서 실제 전장 상황에서 포병 사격 연습 '타이우(太武)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대만군은 "진먼수비대대는 전차와 장갑차, 화포 등 무기를 운용해 공중·해상 목표물에 사격 연습을 했다"며 "타이우 훈련은 작전계획 및 실탄 사격 효과를 검증하고, 병력이 지휘와 전투 절차에 숙달되도록 해 부대 야간 작전 능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전날 대만군의 훈련 장소가 진먼다오 남쪽 해안 마을 가까운 곳이었다고 전했다.

오후 9시께 하늘에 조명탄이 발사되자 일부 주민은 온라인에 소식을 전했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전쟁이 난 것인가" 등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대만이 관할하고 있는 진먼다오는 대만 본섬과 약 200㎞ 거리에 있는 섬으로, 중국 남부 푸젠성 샤먼과는 불과 4㎞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대만을 자국의 한 성(省)으로 간주하는 중국은 올해 2월 어선 전복 사고로 어민이 사망한 뒤 진먼다오 해역에 정기적으로 해경선을 보내는 등 진먼 해역을 '내해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훈련은 지난 5월 취임한 라이 총통이 오는 30일부터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 등 태평양 3개국을 찾는 첫 해외 순방을 앞두고 실시됐다.

외신들은 라이 총통이 태평양도서국들을 방문할 때 미국 하와이와 미국령 괌을 경유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군은 라이 총통의 순방이 끝나는 시점인 내달 6일을 전후해 현재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진행하는 훈련을 대만해협 인근으로 재편성하는 방식으로 대만 위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전날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훈련 가능성에 대해 "고의로 대만해협 긴장을 조성하려는 처사는 지역 안보에 실질적 위협을 만들고 평화·안정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양안(중국과 대만) 민중과 국제 사회가 환영하지 않는 것이고 책임 있는 현대 국가가 할 행동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만 국방부는 "국군(대만군)은 합동 정보 감시·정찰 수단을 운용해 대만해협 주변 해·공역 동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적절한 병력을 보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x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