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롯데케미칼이 수익성 악화로 발생한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달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한다. 금융당국은 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회사와 채권자 간의 원활한 협의를 촉구했다.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롯데케미칼의 사채권 특약에 대해 "채권자들과의 원활한 협의를 통해 시장 불안을 방지하라"며 "자금시장 상황과 맞물릴 경우 불안정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이를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 풍문 유포 행위로 시장 불안을 조장할 경우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발언은 롯데그룹 유동성 안정화를 위한 신뢰 회복 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2조2920억원의 회사채 중 89%에 해당하는 2조450억원이 EOD 상태에 있다. 3개년 누적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이자비용 비율이 5배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해당 비율은 4.3배다.
회사는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 재무 약정 조정 및 특별 이자 제공, 은행권 보증 등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조건 유예(웨이버)를 확보하면 단기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한다.
롯데그룹은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 시중은행 보증을 추가 확보했다. 이번 조치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롯데케미칼은 보유 현금과 예금을 포함해 약4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한 만큼 단기적 자금 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925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 시 금리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이 예상된다.
회사는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기초화학 비중을 5년 내 전체의 30% 이하로 낮추고 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