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 "무고한 생명 살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의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체포영장 청구에 로힝야족 시민사회와 미얀마 민주 진영은 일제히 환영했다.
28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소탕 작전'의 피해 당사자인 로힝야족은 체포영장 청구 소식을 반기며 조속한 처벌을 촉구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촌에서 로힝야족 시민단체를 이끄는 마웅 사요둘라는 "2017년 로힝야족 학살의 핵심 가해자 흘라잉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고향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며 우리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힝야족지원단체 자유로힝야연합 창립자 로 나이 산 르윈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며 조속히 체포영장이 승인되기를 바란다"며 "흘라잉이 수배자가 되는 것은 미얀마 정치 상황에도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ICC 카림 칸 검사장은 전날 흘라잉 최고사령관에 대해 로힝야족을 상대로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미얀마군은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2017년 8월 대규모 '토벌'에 나섰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당시 작전 책임자였으며, 이후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고 반대 세력을 유혈 진압했다.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진 마 아웅 외교부 장관은 "체포영장 청구는 미얀마 역사에 중요한 순간"이라며 "흘라잉은 그가 살해한 모든 무고한 생명과 찢어놓은 가족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이다.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오랜 기간 탄압받았다.
2017년 미얀마군 소탕 작전 등을 피해 약 75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콕스바자르에는 기존 난민까지 약 100만명이 몰려 사는 거대 난민촌이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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