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첫눈 폭설 다음날인 28일 우려했던대로 출근 혼잡이 빚어졌다. 밤사이 내린 습설로 도로가 진창이 되는 바람에 차도는 한산했고 시민들은 지하철로 몰렸다. 보도 제설작업이 미처 이뤄지지 않아 종종걸음을 해야 했다.
이날 기자는 일반버스, 지하철, 택시를 이용해 사당동~고속터미널~당산~합정~상암동 경로를 이동했다. 평소 같으면 1시간 30분가량 걸리는 경로다. 그런데 이날 1시간 50분 걸렸다. 일부 구간을 택시로 이동한 점을 감안하면 출근시간이 더 늘어질 수도 있었다.
오전 7시 10분, 집 대문을 나설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앞마당 나무가 평소와 달리 습설로 인해 가지를 낮게 드리웠다. 대문 앞 보도도 마찬가지였다. 밤 사이 내린 눈으로 진창이 돼 있었다. 상가 주인들이 하나 둘 나와 제설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차도는 한산했다. 도로엔 버스와 상용트럭이 간간히 다녔지만 일반 승용차는 몇 대 지나다니지 않았다. 평소대로 버스를 타고 9호선 동작역까지 이동하고자 대아신협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전광판에 버스 대기 시간이 ‘49분’으로 표기돼 있었다. 평소 같으면 12분을 넘지 않는다. 버스가 연착에 연착을 거듭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출근경로를 바꿔 비교적 순조롭게 운행되는 다른 버스를 타고 이수역에서 7호선을 이용해 9호선 고속터미널로 이동하기로 했다. 다른 버스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다. 탑승객들은 모두 출근 시간을 걱정하는 표정이었다. 대로변 보도 사정도 좋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역까지 종종걸음을 걸어야 했다.
7호선 이수역 승강장에선 어제와 달리 바로 지하철을 탈수 있었지만,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는 수고를 감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선 더했다. 결국 급행열차 한대를 놓쳤다. 그 사이 시민들은 승강장에 몰려들었고 곧 도착한 일반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래도 승강장엔 한무리의 시민들이 남았다.
이어 도착한 급행열차를 놓칠 수 없어 병풍처럼 문앞에 선 시민들 틈새에 오른팔 어깨를 끼워 넣었다. 승객들은 한무더기를 이뤄 열차의 진동을 따라 진자처럼 이리저리 휩쓸렸다. 시계를 보니 7시 50분이었다. 평소보다 20분 늦었다.
이날 9호선 급행열차는 평소와 달리 노량진역까지 속도를 내지 않았다. 답답함은 승객이 다수 내리는 여의도역까지 이어졌다. 여의도역에서 사람이 내리니 숨통이 트였다. 당산역까지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출근길 지하철은 평소 차량 이용자들이 몰려 혼잡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9호선 당산역에서 2호선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에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2호선 당산역 승강장도 마찬가지였다. 승강장엔 취재를 나왔는지 방송 카메라와 스탭이 서 있었다.
역시 만원인 2호선 열차를 타고 합정역까지 이동했다. 이동 중 열차는 한강다리를 건넜는데 풍경이 을씨년스러웠다. 불과 하루이틀 사이에 서울 풍경이 하얗게 변했다.
합정역에서 6호선을 갈아타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는 평탄했다. 그런데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출구를 내리니 마을버스와 일반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긴 줄을 이뤘다. 시간은 오전 8시 45분. 평소 같으면 18번 마을버스를 타고 회사로 이동 했겠지만 도로 사정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회사까지 이동했다. 다행히 상암동 차도 사정은 좋았다. 택시 기사 어르신도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그래도 평소보다 20분 더 걸렸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9시였다. 집 대문을 나선지 1시가 50분만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