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대한체육회는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7월13일 조선체육회(초대회장 장두현)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대한체육회로 개칭되었다.
이와 별도로 1946년 조선올림픽위원회도 설립되었는데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건국 이후 대한올림픽위원회로 개칭되었다. 이 두 단체는 줄곧 별도의 단체로 존재하다가 지난 2009년 6월29일 대한체육회(Korea Olympic Committee)로 통합됐다.
이후 1991년 창설한 국민생활체육회까지 2016년 3월21일 통합해 현재의 대한체육회(Korean Sport & Olympic Committee)가 됐다. 대한체육회는 이런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88서울올림픽, 2002월드컵,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3대 스포츠 제전을 치러 낸 한국스포츠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온 국민과 체육인들이 하나가 되어 이루어낸 쾌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체육회는 회장 선거를 앞두고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이기흥 현 회장의 3선 연임 시도를 반대하는 강신욱 전단국대 교수의 3선 연임 반대를 위한 피켓 시위와 역시 이 회장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의 무기한 단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대한체육회장은 누구보다도 ‘공정’을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할 한국체육인의 수장이다. 그러나 이기흥 회장은 공정하지 않은 인사 등으로 체육회의 핵심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11월22일 체육계의 ‘공정과 양심’인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기흥 회장의 3연임 자격 심사를 통과시켜 연임의 길을 열어 주었다.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체육계 안팎에서는 체육인들의 마지막 기대이자 체육인들의 자존심마저 무너뜨리는 시대착오적 판단이었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12월27일까지 한 달간 감사원 특별감사를 받는다, 국가대표 지도자 및 선수선발 지원보호, 보조금 후원 예산집행 과정 등 행정 전반을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한다.
차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4일에 열릴 예정이다.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회장(69)을 비롯해 유승민(42) 전 탁구협회장, 박창범(55) 전 우슈협회장, 김용주(63) 전 강원도 체육회 사무처장, 강신욱(69) 전 단국대교수, 강태선(75) 서울시체육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유승민 후보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IOC위원으로서 국제스포츠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한국스포츠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기 위해 지난 9월 탁구협회장직을 사임하며 체육인들이 더욱 개선된 환경과 조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과 헌신을 약속했다.
박창범 후보는 “이기흥 회장은 공정하지 못한 행정 절차와 측근 인사 임명에 대한 문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며 “공정위원회의 3연임 승인은 체육인의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렸기에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주 후보는 강원체육회 사무처장과 전국사무처장협의회장, 강원도 생활체육 회장, 사이클 국가대표 코치 및 감독을 역임했다, 그는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예산 분리 독립, 체육청의 설립, 체육인들의 은퇴 후 체육관리 전문직으로서의 복직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강신욱 후보는 서울 전농여중에서 교직을 시작하여 하키부를 창단하고 용산고에서 하키 감독을 역임했으며 단국대학교 교수로 32년간 봉직한 체육 전문가이다. 그는 전문체육지원강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스포츠 위상을 높이고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통해 국민 모두 건강한 삶을 누려야 하며 체육인들의 고견을 청취하고 누구나 소외되지 않는 체육인의 보금자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대한체육회장직에 도전하였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강태선 후보는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산악인으로서 한국스카우트 총재를 역임했고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장 등을 맡고 있다. 블랙야크 회장으로서 40주년을 앞둔 현재 전 세계 아웃도어브랜드 ‘톱5’ 진입을 선포하고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그는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체육계가 갈등과 혼란으로 불신의 늪에 빠져있다고 진단하며 이런 현실을 바로잡고 국민과 체육인들로부터 신뢰와 사랑받는 대한체육회를 만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의 성취를 위하여2036년 올림픽 유치, 학교체육-생활체육-엘리트 체육의 발전과 재정 안정, 스포츠 선진국에 걸맞는 선수와 지도자의 위상 제고, 은퇴 체육인들의 공제조합 복지 증진과 처우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제 한국체육의 명운이 걸린 선거는 한달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인단 약 2300명이 대한민국 체육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다.
아무쪼록 선거인단은 각 후보의 인품,학식,경력 그리고 이들의 공약이 얼마나 공의로운지 면밀하게 검토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적확한 선택을 하여야 할 것이다. 부디 우리 체육의 앞날에 커다란 재도약의 선도자가 될 인물이 나타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