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서 남편이나 파트너가 없는 '싱글' 여성이 인공수정 등 임신을 위한 시술을 받는 경우가 10년 새 3배로 늘어났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인간생식배아관리국(HFEA)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기증자 인공수정(DI)이나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을 받은 여성 5만5천560명 가운데 싱글 여성은 4천969명으로 2012년 1천534명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시술받은 여성 중 싱글의 비율은 3.2%에서 8.9%로 높아졌다. 임신 시술 여성 10명 중 거의 1명꼴로 배우자나 파트너가 없는 여성인 셈이다.
동성 파트너가 있는 상태로 시술받은 여성은 이 기간 1천442명에서 3천504명으로 배 이상이 됐으며 비율은 3.0%에서 6.3%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남성 파트너가 있는 여성의 비율은 93.9%(4만5천437명)에서 84.7%(4만7천87명)로 낮아졌다.
싱글 여성이 시험관 시술을 처음 받기 시작한 연령은 2022년 36.4세로, 10년 전(37.9세)보다 내려가 최저를 기록했다.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싱글 여성도 많다. 2018∼2022년 난자 보관 중 89%가 싱글인 여성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신 시술을 위해 난자를 실제로 해동한 경우는 13%만 싱글이었다.
클레어 에팅하우젠 HFEA 전략기업국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사회적 낙인이 줄어들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선순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일 수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점점 더 많은 싱글 여성이 난임 치료를 받는 모습이 보이고 난임이나 난임 치료에 대한 대화가 사회에서 더 폭넓게 이뤄짐에 따라 혼자인 사람도 임신과 관계된 선택지를 들여다볼 준비가 됐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간 가디언은 한 부모 가정이 오히려 더 '자유롭다'고 느끼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때 난임 시술을 받을 결심을 굳힌 40대 여성 에이미 씨는 첫 시술에 성공해 엄마가 됐다. 그는 시술을 거치는 예민한 시기에 혼자여서 오히려 과정이 수월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파트너와) 헤어졌는지 묻곤 하는데, '아니요, 나 혼자 (임신과 출산을) 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