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뷰+] 한미 임시주총 D-1…격화하는 진흙탕 싸움 쟁점 '이사회 재편'

뷰어스 2024-11-28 00:00:01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이 임시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이사회 재편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주총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어 양측은 고소·고발까지 감행하는 등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안건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정원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신 회장·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형제 측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종윤 이사가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3자 연합 측 4인과 형제 측 5인으로 형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고 추천 이사 2인이 선임되면 6대 5로 이사회가 재편되면서 3자 연합 측이 우세해진다. 다만 이사 선임 등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11명으로 2명을 늘리는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 대상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 3분의 2 동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3자 연합이 제안한 두 안건이 모두 통과되려면 의결권 66.7%를 확보해야하고 형제 측은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면 3자 연합 저지가 가능하다. 현재 지분상으로는 3자 연합이 우세하다. 3자 연합의 우호지분은 신 회장이 14.97%, 임 부회장, 송 회장이 각각 8.11%, 5.70%를 보유했고 우호 세력으로 꼽히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 재단이 각각 5.02%, 3.07%를 갖고있다.

3자 연합의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이들은 총 44.97%를 확보했다. 형제 측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12.46%,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9.39% 등으로 특수관계자 포함 총 25.62%다. 이밖에 국민연금공단이 6.04%, 소액주주가 23.25%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국민연금은 지난 26일 중립 의견을 행사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3자 연합과 형제 측의 표심을 잡기위한 여론전은 더욱 악화돼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다. 형제 측은 이달 3자 연합 측을 상대로 배임·업무방해 등 3건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3자 연합 측도 형제 측을 무고 및 업무방해, 배임 등으로 고소했다. 단순한 경영권 분쟁이 아닌 서로를 헐뜯는 데 집중한 여론전이 계속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임시주총으로 분쟁이 완전히 끝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총 이후에도 법정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주총에서 의결될 경우 이사회 구도는 5대 6으로 3자 연합이 우위를 갖게 된다.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되고 이사 후보 가운데 1명만 선임된다면 이사회 구도는 5대 5로 동수가 된다. 이 경우 다음 달 19일 박재현 현 대표 해임 등을 두고 열리는 한미약품 주총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 역시 "이번 임시 주총에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하지만 주총이 끝난 후에도 양 측의 싸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