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전기차 전환 규정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다국적 완성차 그룹 스텔란티스가 영국 루턴의 복스홀 밴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BBC 방송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영국 체셔의 엘즈미어 포트에 있는 다른 공장에서 전기 밴 생산을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영국 정부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만든 규정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행 규정상 자동차 제조업체는 올해의 경우 승용차 판매량의 22%, 밴 판매량의 10%를 전기차로 채워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루턴 공장은 현재 가솔린 및 디젤 밴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중형 전기 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영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에 규제 완화를 촉구해왔다.
영국 자동차공업협회(SMMT)는 전기차 수요 약세와 (전기차) 판매 할당량으로 인해 올해 한 해만 자동차 제조업체에 60억 파운드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사업성과 일자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2년여 전 '무공해 의무화(mandate)'를 설계했을 때 전망했던 전기차 수요가 높은 금리와 원자재 가격, 에너지 비용 등으로 인해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장관은 노동당 정부가 2030년까지 가솔린·디젤 신차 판매를 종료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루턴 공장 폐쇄 결정으로 근로자 1천100여명은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노조 단체인 '유나이티드 유니온'은 이번 조치가 루턴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에게 "완전히 뺨을 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루턴의 복스홀 공장은 1905년 문을 열었고 1932년부터 밴 조립을 시작했으며, 한때 전성기에는 3만7천명을 고용했으나 1960년대 이후 고용 규모가 꾸준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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