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은행장들이 임기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권 내에서는 이번 은행장 인사가 '안정보다는 쇄신'을 중점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연임 가능성이 높았던 이재근 KB 국민은행장도 연임이 무산됐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잇따른 금융사고로 인해 연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말 종료된다.
5대 은행장 가운데 조 행장이 최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재근 행장도 연임이 무산됐다. KB금융지주는 이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이재근 행장은 지난 2022년 취임해 2년간 임기를 마친 후 연임에 성공하면서 '2+1' 임기를 채웠다. 이재근 행장은 임기 중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로 논란이 일었지만, 수습을 무난히 해냈다는 평을 받으면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바 있다. 하지만 KB금융 대추위는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변화를 택했다.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로 농협은행도 행장 교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협은행도 조만간 차기 행장 후보를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 정 행장은 취임 이후로 신한은행을 호실적으로 이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3조102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은행권 중에서도 1위 실적이다. 이승열 행장도 취임 첫해 하나은행을 '리딩뱅크'로 만들었으며,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78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0.5%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다르게 대형 금융사고가 일어나지 않아, 리스크가 적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고가 잇따른 은행들이 향후 내부통제 강화에 중점을 두기 위해 행장 인사를 경영 안정보다는 조직 쇄신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