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강풍' 차고지 무너지고 눈길 사고…인명피해도(종합)

연합뉴스 2024-11-27 18:00:34

경기 군포 27.4㎝ 눈 쌓여…정전·고립 등 각종 사고 잇따라

수도권 전철·전동차 추가 운행…항공기 결항·지연운항

시민들 두꺼운 외투로 무장…얼어붙은 눈으로 출퇴근길 불편

고속도로서 눈길 사고로 5대 '쾅쾅쾅쾅'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곳곳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7일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데다 강풍까지 불면서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적설량은 경기 군포 27.4㎝, 경기 의왕 27.4㎝ 서울 관악 26.7㎝, 강원 평창 24㎝, 경기 수원 23.5㎝ 등이다.

밤사이 한꺼번에 내린 눈이 도로에 쌓이거나 얼어붙으면서 안전사고가 잇따랐고 영하권 기온이 지속되며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40분께 경기 양평군 옥천면 한 농가에서 제설작업 중 차고지가 무너져 80대 A씨가 숨졌다.

A씨는 알루미늄 소재로 지은 천막형 차고지 위에 쌓인 눈을 치우다가 무너지는 시설물에 깔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서는 눈이 쌓인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주와 전선을 접촉해 174가구에 갑자기 전력 공급이 끊겼다.

경기 광주와 강원 횡성 등지에도 폭설 여파로 정전이 발생해 각각 200여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오후 2시 24분께 전북 군산시 영화동에서는 강한 바람에 건물 옥상의 물탱크가 도로 위로 떨어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했다.

오후 4시 10분께 경부선 석수∼관악역과 경의중앙선 팔당∼덕소역 구간의 선로에 나무가 쓰러지며 한때 열차 운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도로 위로 떨어진 물탱크

강원과 경기 남부 등지를 중심으로 20㎝ 안팎의 눈이 쌓이면서 눈길 교통사고 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6시 40분께 강원 홍천군 서석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석터널 부근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제네시스 승용차를 25t 덤프트럭이 들이받았다.

이어 뒤따르던 차량 3대가 연쇄적으로 부딪치며 총 5대가 추돌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오전 9시 30분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용서고속도로 동탄 방향 길마재터널 입구 부근에서 차량 추돌사고 2건이 각각 발생하기도 했다.

폭설로 인한 차량 고립이나 교통사고가 이어지면서 이날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기 남부에서 접수된 폭설 관련 112 신고는 541건에 달했다.

전북 익산∼포항 고속도로 익산 방향 장수IC 인근에서도 25t 화물차가 쓰러져 화물칸에 실린 위험물질 300∼400L(리터) 중 일부가 누출됐다.

폭설에 삼청터널길 통제

대설특보로 바닷길과 육지 도로도 일부 막히고, 주요 국립공원도 통제됐다.

전남 목포∼홍도와 경북 포항∼울릉도 등 전국 74개 항로에서 여객선 96척이 운항을 멈췄다.

서울에서는 자하문 삼거리∼북악골프장, 삼청터널, 자하문 삼거리∼사직공원 초입, 감사원∼우정공원 등 4개 구간 도로가 폐쇄됐으며 북한산과 설악산 등 전국 7개 국립공원의 출입구 185곳도 통제됐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국내선 항공편 12편(출발)이 결항했고 66편(출발 28편, 도착 38편)은 지연 운항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다른 지역 공항의 날씨가 좋지 못해 항공기 결항과 지연 운항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용객들은 공항에 오기 전 운항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올리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빙판길 다중 추돌사고나 보행자 사고 등 피해 예방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출근길 수도권 주요 도로에서는 대부분 제설 작업이 이뤄졌으나 이면도로와 인도에는 쌓인 눈이 얼어붙어 출퇴근 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사진 도로에서는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고 두꺼운 외투로 무장한 시민들은 미끄러운 길 위에서 종종걸음을 쳤다.

하얗게 변한 세상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오전 수도권 전철에 전동차를 추가 운행했다. 추가 운행 횟수는 서울지하철 1호선 6회, 수인분당선 3회, 경의중앙선 2회, 경춘선 1회, 경강선 1회 등 총 13회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오는 28일 오전까지 서해상에서 다시 눈구름대가 들어오면서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내륙, 전북동부, 경북북부내륙, 경남북서내륙에 습기를 머금은 무거운 눈이 다시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안부 장관)은 "올겨울 첫 강설이면서 야간에 많은 눈이 내린 만큼 제설작업을 철저히 해달라"며 "국민께서도 평소보다 감속하는 등 교통 수칙을 준수하고,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보행 안전에도 유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태현, 김동민, 김선형, 김혜인, 변지철, 이주형, 천경환, 이상서, 양정우, 장보인, 권준우, 최종호, 나보배, 백나용, 이은파, 김상연, 손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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