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사실 밝히면 끝날 일" 친한 "게시글 전수조사, 친윤이 검증 가능"
韓가족 이름 당원들,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글 연이어 게시한 정황도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정진 기자 = 국민의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훈 대표 가족 명의로 올라온 게시글을 실제 한 대표 가족이 작성했느냐를 두고 친윤(윤석열)계에선 한 대표의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친한(한동훈)계는 이번 논란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안철수 의원은 27일 KBS 라디오에서 '익명성이 보장된 당원 게시판의 작성자 신원을 공개하는 건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한 대표 측 주장에 대해 "(한 대표가) 잘 아는 사람이 (논란에) 관련돼 있다면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고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친윤계 강명구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사실관계를) 밝히면 그냥 끝날 문제"라며 이런 요구가 "'한동훈 죽이기'가 아니라 '한동훈 살리기'"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3선 의원 1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도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당에서 공식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 채널에서 "누가 왜 이 소동을 시작했는가"라며 당원 게시판 논란을 "정치 공작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 법률자문위원회가 논란이 된 게시글 1천86개를 전수 조사해 '특별히 문제 될만한 글들이 없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친윤계 일각에서 '방탄조사'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친윤계에서 대표 선수 2명을 뽑아 이 전수조사가 제대로 된 건지 검증해보자"고도 제안했다.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르면 오는 29일 당원 게시판 논란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일부 유튜버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원 게시판에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한 대표 가족들 명의로 동일한 제목의 글이 여럿 게시된 정황도 확인됐다.
일례로 지난달 31일 오후 8시19분 한 대표 장모 이름으로 올라온 '한동훈만이 보수의 희망인 듯. 혼자 깨끗하니 구태들이 못 잡아먹어 안달. 국힘 물갈이…'라는 제목의 글은, 같은 날 오후 8시26분 한 대표 모친 이름으로 똑같이 올라왔다.
지난 1일에는 한 대표 배우자와 장인 이름의 당원이 12분 간격으로 한 일간지의 같은 사설 내용을 발췌해 게시하기도 했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비방글과 같은 내용이 포털 뉴스 댓글에서도 발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가 2017년 온라인 맘카페에서 당시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이 활동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신분을 숨기고 온라인에서 여론조작을 했다는 점에서, 맘카페 사건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사건은 동일 인물의 동일한 수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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