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다음 달 7일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교향곡 1번은 말러가 28세 때 완성한 곡으로,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 중 하나다. 청춘의 환희와 정열, 절망을 한데 모아 대담하게 엮어낸 작품이다.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 예술감독은 "말러의 교향곡 1번을 통해 처음과 끝을 동시에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말러의 작품을 통해 복합적인 감정의 파도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올해와 내년 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로 활동하는 노재봉의 '"집에 가고 싶어."'가 세계 초연된다. 고령화와 치매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다룬 곡이다.
하피스트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의 협연으로 글리에르의 하프 협주곡도 연주한다.
이번 공연 포스터에는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인 박찬욱의 사진 작품이 담겼다.
국립심포니는 젊은 관객층 확대와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감상법 제시를 위해 기존의 지휘자, 협연자 이미지 중심의 공연 포스터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미술 작가와 협업해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감독에게 의뢰했고, 그는 말러 교향곡 1번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 있다며 지난해 찍은 사진 'Untitled'(무제)를 선택했다고 국립심포니 측은 설명했다.
박 감독은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 애호가이자 소위 '말러리안'이라고 불리는 말러 음악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는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이 삽입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번 포스터에 들어간 작품에 대해 "내가 고른 사진에는 무엇인지 모르는 어떤 커다란 장비를 덮은 방수포가 찍혀있다"며 "어떤 영웅, 또는 고행자, 또는 이 교향곡의 본래 제목이었던 '거인'이 커다란 두건 달린 망토를 두르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장면을 생각했다. 이 옷은 얼룩지고 때탔다. 하지만 더럽기보다는 숭고해 보인다. 그러라고 흑백으로 찍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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