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D-1…경영권 다툼 향배에 업계 촉각

연합뉴스 2024-11-27 16:00:24

이사 수 확대·신규이사 선임 안건 상정…소액주주 표심 관건

소송전에 내달 한미약품 주총까지…"분쟁 격화될 것" 관측도

한미약품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한미사이언스[008930] 임시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관심이 쏠린다.

27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이 열린다.

임시 주총 주요 안건은 정관상 이사 수를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 및 사내이사 임주현 선임의 건 등이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이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를 재편하려 하고,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은 이를 부결시키려 하면서 갈등을 이어왔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현재 3자 연합 측 4명, 형제 측 5명으로 구성돼 있다. 3자 연합은 이사 2명 신규 선임을 통해 이를 6대 5로 뒤집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현재로서는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관변경 건은 부결될 확률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주주명부 폐쇄 기준 3자 연합의 우호 지분이 33.78%로 형제 측의 25.62%를 앞선다.

여기에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3자 연합 손을 들어준 가현문화재단(5.02%)과 임성기재단(3.07%)이 계속 우군 역할을 하고, 일부 친인척 및 소액주주 등이 3자 연합을 지지하면 3자 연합 측 우호 지분은 절반을 넘어설 수 있다. 전체 소액주주 지분은 23.25%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5.89%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전날인 26일 중립을 선언하고 임시 주총 당일 찬반 투표 비율대로 보유 지분을 나눠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 일반결의 안건인 이사 추가 선임의 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관변경의 건은 문턱이 높다. 특별결의안인 탓에 출석 주주 3분의 2(약 66.7%)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이는 소액주주 지분 대다수를 확보해야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국내 기관인 서스틴베스트 등이 정관변경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상태여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형제 측을 지지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특별결의 안건이 부결돼 이사회 정원이 10명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3자 연합 측 신규 이사가 선임될 경우 이사회 구도가 5대 5 동률이 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미 3자 연합과 형제 측은 상대측을 겨냥한 고소·고발을 진행하며 경영권 다툼을 소송전으로 확대한 상황이다.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아울러 양측은 다음 달 19일에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열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둔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으로 분쟁이 완전히 종식되기는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hanj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