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와이나 괌 경유 가능성 주시…"트럼프에 '대만은 中영향권'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태평양도서국 순방 때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오는 30일부터 마셜제도, 투발루, 팔라우 등 태평양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미국 하와이와 미국령인 괌을 경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라이 총통의 순방이 끝나는 시점인 다음 달 6일 직후나 직전에 중국이 군사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고 대만 고위 당국자 4명을 인용해 통신은 전했다.
중국군이 현재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진행하는 훈련을 대만해협 인근으로 재편성하거나 대만 주변에서 '합동 전투 대비 순찰'을 할 수도 있다.
현재 남중국해에서는 20∼30척의 중국 해군 함선이 군사 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겨울철 불안정한 날씨로 대만해협에서의 훈련은 제한받거나 일정 자체가 변동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와 관련해 중국 국방부나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만 국방부, 미 정부의 공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라이 총통의 경유지 등 순방 관련 세부 내용은 일정 시작 직전 공개될 전망이다.
그의 이번 순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다.
중국은 라이 총통의 순방 시점에 맞춰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만이 중국 영향권에 속한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려고 할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라이 총통은 대만 '분리주의자(독립주의자)'로 여겨지고 있다.
대만 총통은 통상 남미 등 수교국을 순방하면서 도중에 경유 형식으로 미국에 들러 미국 주요 인사를 만난다.
중국의 압박으로 외교무대가 극도로 좁은 대만이 그동안 취해온 외교 방식이다.
대만이 다른 국가들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해온 중국은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중국은 올해 5월과 10월 등 두 차례 대만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차이잉원 당시 총통이 중미 순방길에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났을 때 중국은 보복 차원으로 사흘간 '대만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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