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본 궤도 올라…사업성 등이 속도 관건"

연합뉴스 2024-11-27 15:00:27

전문가들 "선도지구 호재 가격 선반영…본격화시 전월세 시장에 영향"

선도지구 탈락 단지 반발 예상…추가분담금 높은 곳 사업 걸림돌

분당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걸린 선도지구 동의율 홍보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오예진 기자 =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선도지구가 발표되면서 전문가들은 일단 신도시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내놓으면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다만 지역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높은 추가분담금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선도지구 탈락 단지들은 집값이 하락하는 등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또한 해당 지역의 집값은 당장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이주가 본격화되면 전월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 "다양한 정부 지원, 선도지구 재건축 속도 붙을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 선도지구가 발표되면서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가 학교문제 해소와 분담금 산출 및 대규모 자금 조달 등 정비사업의 걸림돌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을 사업성 제고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선도지구만큼은 재건축이 되지 않겠느냐"며 "정부가 수익성을 개선해서라도 어떻게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특별정비계획 수립 패스트트랙 등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제도적 지원이 집중되며 정비사업 진행의 정속주행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업 속도 자체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역시 "이번 발표로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관건은 사업성"이라며 "건축비, 이주비 등 복병이 많고, 특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산신도시

◇ "호재 이미 선반영…가격 조정 시 방어 효과 기대"

신도시 선도지구의 발표에 따른 해당 지역 집값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기 수요 선반영 등의 이유로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원갑 위원은 "일부 지역은 이미 개발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발표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특급 개발재료인 만큼 조정을 받더라도 가격 방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호재는 맞지만 이미 가격이 오른 데다 재건축이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어서 다시 호가가 뛰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난 9월 이후 대출 규제 등으로 수도권의 거래가 소강상태인데 가격 조정기가 오더라도 (재건축 호재로) 버텨주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분당은 올해 전체적으로 기대감이 많이 반영돼 5개 신도시 안에서도 분당만 가격이 올랐다"면서 "발표 이후에도 계속 분당만 강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1기 신도시 안에서도 선도지구 지정에서 탈락한 단지는 가격이 내리고, 선도지구와 근접한 단지는 주변 개발 및 추후 재건축 진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당장 이번 선도지구 경쟁에서 탈락한 단지 주민들은 선정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함영진 랩장은 "분당을 중심으로 지정된 단지는 가격 강보합이 예상되나 그 외 단지는 실망감에 거래 소강을 보이거나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전월세 수요 자극…순차 이주에도 시장 영향 가능성

전문가들은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해당 지역의 전월세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비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상당 가구가 한꺼번에 이주할 수밖에 없고,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 내에서 옮기려고 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에서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대체 주택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번에 지정된 3만6천가구 외에도 주변에서 계속 재건축이 발생할 수 있고, 보통 그 주변에서 이사할 곳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연구소장은 "신도시는 주거 여건 만족도가 높아 이주해도 그 주변에서 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월세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직장, 교육 등 생활권 개념이 있어서 인근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인근에 이주 수요가 몰리면 1차로 전월세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상승하고, 전월세가 오르면 매매가도 따라서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