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현빈이 보여줄 안중근 의사의 새 얼굴 "진심 다해 연기했어요"[스한:현장](종합)

스포츠한국 2024-11-27 13:21:27
(왼쪽부터)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왼쪽부터)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안중근 의사를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얼빈'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영웅 안중근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 그 너머 장군이 느꼈을 두려움이나 동지애에 중점을 두고 안중근 의사를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차기작인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첩보 드라마다. 앞서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아 전 세계적인 호평을 이끌어내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올겨울 극장가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하얼빈'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우민호 감독이 참석했다.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 지금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탄탄한 조합의 배우진들이 각자의 아우라가 합쳐진 완벽한 연기 호흡을 통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군들의 투지와 의지가 담긴 파란만장한 여정을 담아낼 예정이다.

'하얼빈' 배우 현빈.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하얼빈' 배우 현빈.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하얼빈'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전작인 '남산의 부장들'(2020)을 언급하며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시대극을 하지 말자고 혼자 다짐했는데 '하얼빈'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제 마음을 움직이는 안중근 투사와 동료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 중 가장 힘들 거라는 걸 직감했지만 각오하고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몽골, 라트비아까지 3개국 글로벌 로케이션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의 마음을 담아야 하는데 우리 몸이 편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나마 그분들의 노고와 힘듦과 마음을 느끼려면 오지나 광활한 자연을 찾아다니며 우리도 고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제 출사표였다"라고 말했다.

촬영 중 허리를 다치는 부상 투혼을 발휘한 현빈에 대해서는 "배우들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현빈 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며 "촬영 당일에 현장에 갔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리허설을 하자고 했다. 현빈 배우와 하루종일 리허설만 했던 상황이 있었다. 그 뒤에 촬영한 배우들은 묻어간 면이 있다. 현빈 배우가 허리도 다치고 했는데 잘 버텨줬다"라고 말했다.

'하얼빈' 현빈, 박정민, 조우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하얼빈' 현빈, 박정민, 조우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역을 연기한 현빈은 "처음 작품을 제안을 받고 감독님과 미팅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감독님의 진심과 열정이 뿜어져 나왔다. 이 분과 작업하면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데 오는 부담감에 고민도 많았지만 이런 인물을 한 번쯤 연기해보고 싶었다. 동작, 대사 하나 진심을 다해 표현하고 감독님과 만들어 내야겠다는 의지가 커졌다.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까지와는 다른 안중근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게 중점이었다.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좌절, 슬플 등 여러 감정에도 목표 달성을 위해 걸어가고 지키려 했던 신념과 의지를 표현하려고 했다. 관련된 여러 자료를 찾아봤다. 촬영하는 8~9개월 동안 찾아보고 고민하고 상상하는 과정들의 반복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내부자들'에 이어 다시 한번 우민호 감독과 호흡하게 된 독립군 김상현 역의 조우진은 "가끔 검토 단계를 건너뛰고 작품을 선택할 때가 있다. 이번 작품이 그랬다. 대본을 보기도 전에 감독님께 이번 작품을 하겠다고 했다. 감독님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이다. 이후에 시나리오를 보고 큰일 났다 싶었다. 엄청난 작품이더라. 과거 작품에서도 좋은 추억이 있었고 이번에도 또 다른 추억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여성 독립군 공부인 역을 맡은 전여빈은 "공부인은 차갑지만 동시에 뜨거운 사람이다. 몸의 동작은 절제되어 있지만 무한한 마음이 샘솟는다. 실존 인물은 아니고 당대 독립 여성가 분들의 사료를 모아 재창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촬영이 몽골이었다. 촬영장으로 가는 시간이 길고 도로도 편안하지 않았다. 가는 길이 모두에게 힘들었는데 그럼에도 사막 가운데서 느낄 수 있었던 희한한 감정이 있었다. 대지 위에 인간이 오롯이 서 있는 고독감, 외로움 같은 거다. 감독님, 배우들과 '촬영지가 서울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연대를 느낄 수 있었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만주벌판을 달린 선조들을 생각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현장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하얼빈' 우민호 감독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독립군 최재형역 유재명은 "저는 몽골을 못 가서 부러웠다. 그런데 나중에 고생한 이야기를 들으니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감독님이 몽골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놀라서 감탄사 밖에 안 나왔다. 지구 건너편 동유럽 (라트비아)에서 촬영을 하는 과정이 모두 여행 같았다. 한 장면이라도 잘 뽑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임했다"라고 말했다.

독립군 우덕순 역의 박정민은 영하 40도의 기록적인 강추위 속 촬영을 강행한 것에 대해 "날씨가 굉장히 추웠다. 광주에서 전쟁신을 찍었는데 그곳은 원래 눈이 잘 내리지 않는다. 저희가 촬영을 가니 보름 동안 녹지 않는 눈이 내렸다. 80년 만의 폭설이었다. 감독님이 참 좋아하셨다. 배우들도 좋아했다. 힘들지만 그런 환경에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전투신에서 또 한 번의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전혀 춥지 않고 열정으로 가득한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 역의 박훈은 극 중 액션신에 대해 "액션은 합을 맞춰야 그에 맞는 훈련을 하는데 '하얼빈'의 액션은 합이 맞춰진 액션이라기보다는 그 상황의 처절함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액션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실제와 가깝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또 촬영 중 삭발을 한 것에 대해서는 "삭발하면 춥다. 라트비아가 추워서 머리가 시렸다. 감독님이 캐릭터가 변화하는 지점을 삭발로 표현하는 게 어떠냐고 말씀해 주셨고 제가 그런 부분을 좋아해서 보통 삭발이 아닌 다른 삭발에 도전해자고 했다. 문신으로 헤어 라인을 바꿨다. 라트비아에 도착해서 감독님을 만났는데 '이겁니다' 하고 머리를 보여드렸더니 '이거죠'라고 좋아해 주셨다. (문신이) 아팠지만 그보다 심한 심리적 고통을 독립군 배우들이 느꼈을 거다"고 말했다.

독립군 이창섭 역을 연기한 이동욱은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작품 선택의 이유가 됐다. 안중근과 이창섭이 대립하고 도움도 주고 한다. 저는 무력 투쟁을 해서라도 독립을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안중근은 전쟁에도 법이 있고 포로는 살려야 한다는 대립이 있었다. 여러 다채로운 면들은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