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보미 기자]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사업지원TF장)이 27일 그룹사 사장단 인사 한파를 뚫고 유임에 성공했다. 삼성의 이번 인사는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인적 쇄신'에 방점이 찍혔다. 다만 사업부장 교체를 통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재용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경영체제 유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은 이번에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을 모두 유임시켰다.
이들 삼두마차 가운데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정 부회장이다. 그는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1996년 미국 하버드대 경역학과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당시 박사 과정을 밟던 이 회장과 함께 공부한 인연으로 두터운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2017년부터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장을 맡고 있는 그는 삼성전자 국제금융과에 입사해 미래전략실에 몸을 담기 전까지 삼성비서실 재무팀에서 일했다. 이런 재무통 경력은 미전실에 합류한 뒤 경영지원과 인사팀을 두루 거치며 위기관리 능력에 특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지원TF는 회사의 전략적 판단을 조율하고 관리하며 계열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삼성의 총체적인 위기 속에 정 TF장의 역할은 더욱 막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TF의 입김이 상당하다는 게 삼성 내부 지배적인 목소리다. 이번에 유임이 확정된 만큼 앞으로 전사 차원의 쇄신을 그가 계속 진두지휘할 공산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인사·조직 개편까지 마무리하고 내달 중순께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