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박지현, "송승헌과 파격 베드신" [인터뷰]

스포츠한국 2024-11-27 10:20:00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 / NEW 제공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 / NEW 제공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영화 ‘히든페이스’로 관객들을 만나는 배우 박지현이 새로운 장르와 독특한 캐릭터에 도전하며 느낀 소회와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진솔하게 전했다. 스릴러 장르에서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 미주를 연기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또 한 번 성장했다고 밝혔다.

박지현은 지난 19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영화 ‘히든페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번 작품이 가진 독특한 매력과 자신만의 해석을 전하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기대감을 전했다.

박지현은 작품을 처음 본 소감에 대해 출연했던 작품들을 항상 비판적으로 보게 되는데, 이번 작품은 반전이 나올 때마다 관객처럼 반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객관적으로 제 작품을 보지 못하는 편인데, 이번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반전이 나올 때마다 저도 소름이 돋았고, ‘이제 됐다’ 싶었어요. 저도 즐기면서 봤으니, 관객분들도 분명히 즐기실 것 같습니다.”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한 '히든페이스'는 세 남, 녀의 집요한 사랑과 어두운 비밀이 뒤엉킨 밀실 스릴러다. 약혼녀 수연(조여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 성진(송승헌)은 그녀를 찾아 헤매다 수연의 절친이었던 미주(박지현)와 얽히게 된다. 그러나 수연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성진과 미주의 손 닿을 듯한 가까운 곳에 갇혀 있었다. 그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드러나는 수연의 민낯과 예기치 못한 진실은 두 사람의 관계를 극한으로 몰아간다.

영화 속 미주는 욕망에 충실하며 즉흥적으로 상황에 반응하는 캐릭터다. 미주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이 안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분노를 느끼기도 하며,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인물이다.

“미주는 치밀하고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 순간의 본능을 따르는 인물입니다. 그런 점에서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캐릭터의 즉흥성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미주는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캐릭터입니다. 본능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좇지만,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은 아닙니다. 그래서 연기할 때 상황마다 달라지는 미주의 모습을 따라가며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함께 출연한 송승헌과 조여정에 대해 박지현은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두 배우와의 호흡에 깊은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는 송승헌 선배님은 항상 현장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만들어 주셨고, 조여정 선배님과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서로의 캐릭터를 더욱 빛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송승헌 선배님은 어릴 적부터 TV로 뵙던 연예인 중의 연예인이었어요. 처음에는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긴장됐지만, 인간적이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셔서 저를 많이 웃게 해주셨어요. 덕분에 현장에서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또 조여정 선배님은 정말 큰 의지가 됐습니다. 현장에서 저를 애정해서주셔서 자연스럽게 감정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특히 조여정 선배님과의 회상 장면에서 따뜻한 시선이 큰 힘이 됐습니다.”

사진  출처=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 배우 / 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제공. 사진  출처=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 배우 / 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제공.

박지현은 '히든페이스'에서 김대우 감독과의 첫 호흡을 맞췄다. 박지현은 김대우 감독과 함께한 특별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감독과 시작부터 끝까지 신뢰가 흔들린 적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보통은 제가 캐릭터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같은 세세한 부분에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감독님이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으셔도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어요. 정말 감독님의 눈을 믿고 연기만 집중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죠."

김대우 감독은 '방자전'(2010)과 '인간중독'(2014)으로 시대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창적인 연출 스타일을 확립했다. 이번 영화 '히든페이스'에서도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 인간의 복잡한 관계와 심리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긴장감 넘치는 감각적인 화면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든페이스'는 치밀한 스릴러와 긴장감 넘치는 서사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배우 박지현의 베드신과 노출 장면 또한 화제가 됐다. 박지현은 이러한 장면들이 단순한 자극적인 요소가 아닌, 작품의 서사와 캐릭터의 깊이를 위해 필요한 연기였다고 설명하며 노출 연기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밝혔다. 특히 약혼남과 후배의 정사를 지켜보는 수연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박지현은 거울 건너편에서 같은 베드신을 두 번 연기해야 했다.

 "배우로서 그 장면을 상상했을 때, 눈앞에서 실제로 상황이 펼쳐져야 제대로 된 리액션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감독님의 제안에 동의했고, 더 나은 연기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첫 번째 베드신은 수연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연기해야 했고, 두 번째는 거울 뒤의 수연을 의식하며 연기를 해야 했습니다. 같은 장면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했던 만큼 두 번 촬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박지현은 이번 연기를 단순한 과제가 아닌 자신의 배우 인생에 있어 중요한 도전이자 소중한 기회로 여겼다.

"이런 연기는 신인이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저에게 언제 찾아왔어도 선택했을 겁니다. 지금이 아니라 덜 알려졌을 때든, 더 유명해진 시점이든 상관없이 욕심나는 캐릭터였습니다. 제 유명세가 더 컸다면 더 많은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봐주셨을 것이고, 그것이 영화에도 더 좋은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출처=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 배우 / 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제공.

이번 작품을 통해 박지현은 연기적 도전과 함께 한층 더 성장할 소중한 기회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특히 극 중 첼리스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4개월간 악기 연습에 매진하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전작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한 경험이 있어 다시 악기를 다룰 캐릭터를 맡지 않으려 했지만, 미주의 매력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는 장면이 가장 큰 도전이자 어려움이었어요. 첼로 연습을 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못할까 자책한 순간도 많았지만, 끝내는 장면 하나하나를 최대한 진심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박지현은 영화 속 미주의 결말에 대해 언급하며,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상세히 풀어냈다. 그는 미주는 단순히 사랑스럽고 당찬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깊은 내면의 갈등과 성장 과정을 담아낸 인물이라며, 미주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미주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며 끝이 나지만, 이후 또 다른 욕망을 좇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관객분이 결말 이후를 상상하며 이야기를 확장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주는 뚜렷한 계획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순간의 선택과 본능을 따르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미주의 선택이 때로는 앞뒤가 맞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캐릭터를 더 인간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지현은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매력으로 '솔직함'을 꼽으며 작품이 가진 진정성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감정선과 현실적인 이야기가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히든페이스’는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에 억눌려 있던 본능적인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분들이 이 작품을 보며 자신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자극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는 선과 악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습니다. 각 인물이 자신만의 욕망을 좇다 보니 갈등이 빚어지는데, 그런 모습이 인간적인 동시에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진  출처=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 배우 / 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제공. 사진  출처=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 배우 / 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 제공.

박지현은 ‘히든페이스’를 통해 연기자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통해 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사랑받으며 연기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자신감을 주는지 깨달았습니다.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이 저를 많이 아껴주셨고, 그 덕분에 현장에서 더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지현은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 코미디와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꼽았다.

“저는 인간의 감정이 사랑을 기반으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사랑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코미디는 항상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입니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꼭 해보고 싶습니다. 긴 시간 동안 연기를 하며 궁금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끝까지 배우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