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부회장단을 유임하면서 사장단을 대거 교체한 것을 두고 ‘안정 속 쇄신’에 초첨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쟁사 대비 성과가 더뎠던 메모리사업부의 수장이 경질되고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바뀌면서 앞으로 메모리에 더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는 27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연말 사장단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DS부문장에서 나아가 메모리사업부장·SAIT원장을 겸임한다. 이정배 사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기존 SAIT원장을 맡았던 경계현 사장은 1년만에 자리를 내려놓는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더블데이트레이트(DDR)5 등에서 실기한 것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추정된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도 경질됐다. DS부문 DSA총괄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이 자리를 채운다.
분기마다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해 온 파운드리사업부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한진만 사장은 최 사장과 달리 메모리 전문가다.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물러나는 최 사장은 파운드리사업팀 공정개발팀장, 시스템LSI센터 수율(YE)팀장,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을 거친 인물이다. 한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에 포함된 패키징 등에 힘을 실어 HBM과 같은 고부가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계열사를 총괄하는 역할의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맡고 있는 정현호 부회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일각에선 반도체 사업에서 부진으로 인해 정 부회장의 교체설이 나왔지만 삼성에서 2인자 자리를 유지한다.
정 부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동문으로, 결정권한이 막강한 인물이다. 그는 2014년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팀장에 오른 뒤 연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2월 미래전략실이 해체될 때 퇴사했다. 같은 해 12월 사장단 인사에서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했다. 2021년 12월 사업지원TF장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무와 전략기획 전문가인 그는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