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정보 유입 차단용인 듯…"북한 내 감시 카메라 확산"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최근 북한에 새로 지어진 학교 소개 영상에서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모습이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는 지난 21일 평양시 강동군에 새로 지은 송가고급중학교 내부를 소개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학교와 체육관, 기숙사 등을 갖춘 학교라며 "실용화, 종합화, 현대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할 수 있는 모든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홍보했는데, 교실 한쪽 구석에 설치된 CCTV가 포착됐다.
비교적 값비싼 장비가 있는 음악실과 같은 특별 교실은 물론이고 일반 교실에서도 CCTV가 보인다.
인권 침해와 개인 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민감하게 여겨지는 감시 카메라가 학교의 교실에 설치된 것은 반인권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CCTV 설치가 북한 교실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를 계기로 북한의 전면적인 감시 체계가 변화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북한에서는 학교에서의 경직된 교육 문화 그 자체가 하나의 감시체계인데 물리적인 장비까지 설치했다는 건 심대한 변화로 볼 수 있다"며 "그만큼 통제나 감시가 강화될 필요성이 생겼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태어난 학생들은 외부 사조에 익숙하고 호기심을 많이 갖고 있어 세대가 변화한 게 북한 정치문화에서는 갈등적 요소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세대가 가진 행동 패턴을 감시 카메라를 통해 통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대들에 대한 외부 정보 노출을 차단하기 위해 교내 감시 카메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내에서 감시카메라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주민들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4월 탈북민 100명과 북한 관영매체 영상 분석을 토대로 분석한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팀슨센터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감시 카메라가 북한에서 보안 강화와 절도 방지 수단으로서 확산하고 있고 평양의 각급 학교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주요 도시들에서도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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