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사 간의 송출수수료 갈등이 다시 불거지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간 홈쇼핑사들과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송출수수료를 두고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지속해 왔다. CJ온스타일은 이번 송출수수료의 현실화가 되지 못할 경우 송출 중단(블랙아웃)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오는 12월 1일부터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 3개 케이블TV(SO) 사업자에 대한 채널 송출을 중단을 예고했다.
이럴 경우 해당 유료방송 이용자들은 다음달부터 CJ온스타일 채널을 시청할 수 없게 된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주로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채널 번호일수록 금액이 높게 책정되며, 협상을 통해 결정된 수수료율은 해당 연도의 1월로 소급 적용된다.
CJ온스타일의 이번 결정은 지나치게 높은 송출수수료 때문이다. 홈쇼핑사들은 실적 부담과 TV시청자 수가 줄어드는 만큼 수수료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아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문제는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구조적 문제로, 이번에도 케이블TV와의 합리적인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이달 초 송출 종료를 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대가검증협의체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어 예정대로 송출 종료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케이블TV와 홈쇼핑 사업자 간 갈등이 발생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재에 나서 대가검증협의체를 구성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다.
최근 케이블TV 측에서 과기정통부에 협의체 구성을 요청해 개시하기 위한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홈쇼핑업체들은 이 협의체가 법적 구속력이 없고,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와 대가 산정의 고려 요소를 검증하는 데 그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모습이다. 그간 몇번의 협의체가 열려지만 실질적인 갈등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케이블TV 업계는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 예고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해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인하가 이루어진 만큼, CJ온스타일이 추가적인 과도한 인하를 요구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케이블TV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케이블TV업체들은 정부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입자수 감소 비율과 홈쇼핑 매출증감 비율, 인터넷·모바일커머스 중 방송상품 매출 증감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송출수수료 산정안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홈쇼핑사의 과도한 인하요구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다”고 주장했다.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사들과 케이블TV 간 갈등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그간은 협상을 통해 송출 중단을 피할 수 있었지만, 홈쇼핑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수료가 현실화 되지 않을 경우 송출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나 이번 송출 중단이 단순히 케이블TV 3사에 국한되지 않고, 유료방송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갈등은 단순한 재정적 문제를 넘어 업계의 신뢰와 협력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며 “구속력 없는 협의체에 의존하기 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적인 대안을 마련이 시급하다. 반복되는 갈등이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