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中의 EU산 브랜디 반덤핑 조치 우회안 검토…노조, 본사 시위
헤네시 "외교 상황 살피며 일단 유보"…佛 총리, 내년 초 中방문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주류 회사 헤네시가 중국의 유럽연합(EU)산 브랜디에 대한 임시 반덤핑 조치를 피하려 중국 현지에서 병입 작업을 하려다 노조 반발로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
25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 라트리뷴에 따르면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자회사는 최근 직원 대표들에게 내달 중순 중국으로 코냑을 대량 수출한 뒤 현지 하청업체가 병에 담는 방식을 시험해보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 정부가 EU산 브랜디에 임시 반덤핑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EU산 브랜디 수입업체들이 중국 세관에 사실상 관세에 해당하는 별도 예치금을 내도록 했다. '200L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를 증류해 얻은 증류주(브랜디)'로 대상을 정하면서 주로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가 영향을 받게 됐다.
이에 코냑 시장 1위 헤네시는 중국 현지에서 병입을 한다는 우회로를 모색했지만 일자리 상실 등을 우려하는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노조는 지난 19일과 20일 일제히 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코냑 지방에 있는 헤네시 본사 앞에선 500명의 직원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사측은 25일 "정치·외교적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중국 현지 병입 시험 프로젝트를 유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브랜디 반덤핑 조치에 대해 내년 1분기까지 긍정적인 해결책을 찾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가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마크롱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 결정은 '중단'이 아니라 '유예'일 뿐"이라며 "사측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만큼 파업과 생산 중단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28일 헤네시 본사 앞에서 다시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sa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