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남미 FTA 반대하는 프랑스 농민 지지 성명
브라질서 까르푸 매장 불매 위협…육류 배송 거부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글로벌 유통업체인 까르푸가 프랑스 매장에서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산 육류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가 브라질에서 불매 운동 위협을 받고 있다고 프랑스앵포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까르푸는 지난 20일 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프랑스 농민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프랑스 매장에선 메르코수르산 고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까르푸는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96%가 프랑스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까르푸의 이 성명은 메르코수르 핵심 국가이자 까르푸가 진출해 있는 브라질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유럽1에 따르면 브라질 내 농업 지역인 마토 그로소의 주지사는 자국 내 까르푸 매장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마우루 멘지스 주지사는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당신들이 나를 대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나도 여러분을 대할 수 있다"며 "브라질이 당신들에게 고기를 팔 수 없다면, 당신들도 프랑스산 제품을 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그들의 매장에서 쇼핑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많은 이의 지지를 받았다.
브라질 언론은 육류 배송 트럭이 브라질 내 약 150개 까르푸 매장에 제품 공급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까르푸는 프랑스를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루마니아, 폴란드,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전체 30만5천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930억 유로(약 136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23%에 해당하는 214억 유로(약 31조원)가 브라질에서 나왔다.
브라질 내 반응에 까르푸 측은 26일 다시 성명을 내 사태 진화에 나섰다.
까르푸는 "프랑스 농민을 지지하기 위해 발표한 성명이 브라질에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까르푸는 브라질 농업과 프랑스 농업을 대립시키려는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까르푸는 프랑스에서 프랑스산 육류를 거의 전량 구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프랑스 농업을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브라질에서도 현지산 고기를 거의 전량 구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브라질산 육류가 충족하는 기준, 높은 품질과 풍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 50년 가까이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건설적인 파트너십에 기반해 브라질 농민들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