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때 겪은 남수단 내전 다큐로…고3이 아동권리영화제 대상

연합뉴스 2024-11-27 00:00:37

'영화로운 작음' 권예하 감독 "일상 소중함 말하고 싶었다"

권예하 아동 감독의 셀프 다큐멘터리 '영화로운 작음' 장면 일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10살 때 선교사인 부모와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거주할 때 겪은 내전의 경험을 셀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고등학생이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의 '2024 아동권리영화제'(CRFF)에서 대상을 받았다.

26일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권예하 아동 감독(고등학교 3학년)이 연출한 '영화로운 작음'은 올해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작에 선정됐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배우 문소리는 "솔직한 개인의 이야기가 쉽게 감상적으로 빠지기 쉬우나 이 작품은 그 길로 끝내 가지 않았다"며 "관객에게는 꽤 진한 감동을 남긴다"고 평가했다.

'영화로운 작음'은 권 감독의 남수단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2016년 갑자기 남수단 내전을 겪게 되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을 잃어버린 이야기를 담아냈다.

다큐 속에는 그가 남수단에서 자라면서 보고 배운 것, 내전을 겪으면서 잃은 것, 내전으로 인해 발생한 트라우마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이 작품은 전쟁의 이미지를 나열하지 않고, 전쟁이 지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교차 전개해 아동권리에 대한 본질을 감독의 시선으로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감독은 "학교에 가기를 기대한 친구들은 내전이 시작되자 소년병이 됐고, 내전이라는 이름 아래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무력해졌다"며 "친구와 강아지, 집과 마을 등 일상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과 칼이 모두를 무력하게 만들 때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제게 영화란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작음의 커다람과 일상의 소중함, 소수의 고귀함에 관해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로운 작음' 등 단편영화 공모전 본선 수상작 6편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했다.

최우수상은 친구 관계를 섬세한 시선으로 다룬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감독 임지선)가 선정됐다.

'콘'(감독 유지인), '네잎클로버'(감독 곽승희), '내 방'(감독 한세하), '그 애'(감독 김시은·강민하) 등 네 편은 우수상을 받았다.

온라인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작품에 수여되는 관객상에는 '네잎클로버'가 선정돼 2관왕을 차지했다.

수상작은 영화제 폐막일인 이달 30일까지 영화제 홈페이지(https://www.sc.or.kr/crff)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2024 아동권리영화제' 수상자들

rapha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