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는 학생 성매매 여성에 비유…학생들 "성적 수치심 느껴"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국내 유명 사교육 업체 대표의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10대가 출산하면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가게 해 줘야 한다거나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성매매 여성에 비유한 발언 등에 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26일 대구시교육청과 A 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그룹 손주은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대구 한 종교시설에서 A 고등학교 1∼2학년 남녀 재학생 500여명을 상대로 '공부해서 남 주자'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손 회장은 입시 체제 변화를 설명하는 과정에 인구 위기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이 과정에 "농담 삼아 (말)하지만 뼈 있는 이야기"라며 "대학입시 제도의 특별전형에 10대가 출산하면, 대학 진학의 결정권을 강력하게 열어주는 제도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를 안 낳으면 대한민국이 유지될 수가 없는데, 대학 가는 것보다 애 낳는 게 더 중요하다"며 "우리 여학생들은 생각을 바꿔주길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손 회장은 공부를 못한 자신의 제자를 성매매 여성에 비유해 말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과외 학생이었던 제자에게 "너 이렇게 딱 살면 네 인생이 ○○보다 못할 것 같다"며 "○○는 노리개가 되면 화대라도 받는데 이거는 거꾸로 돈까지 갖다 바치니까 니 인생이 이렇게 보여"라고 당시 했던 말을 전했다.
특강 후 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메가스터디 불매하겠다", "고딩 엄마·아빠를 장려하고 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에 항의하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25일 오후 메가스터디를 통해 손 회장으로부터 사과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 '메가스터디 법무팀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알림 메시지가 학생들에게 공지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A 고등학교 한 학생은 "공부 못하는 여학생들은 ○○보다도 쓸모없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라며 "메가스터디에서 법적 대응을 한다고 해서 다들 놀랐다. 협박으로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메가스터디그룹 측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미래 세대 의식 변화와 공부를 통해 자기 미래를 바꾼 학생의 일화 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 의도와는 달리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낀 표현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게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동영상을 내리도록 조처를 한 적이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
sunhy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