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진술 신빙성도 의문"…예정된 구속 기한 다음 달 3일까지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2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따른 구속 수사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명씨 변호를 맡은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창원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하며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구속의 부당성을 설명했다.
우선 명씨가 정치자금법에서 기부행위와 관련해 금지하는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치자금법 제3조 1호에는 후원회·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 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 등에게 제공되는 금전 등을 정치자금으로 규정한다.
남 변호사는 "명씨는 2022년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후보의 후원회 간부가 아니었고 당선 후 무급 직책인 김 의원의 총괄본부장 역시 정당의 간부에 속하지 않는다"며 "유급 사무직원에 준하는 수당 등을 받은 사실도 없던 점 등을 고려하면 명씨가 피의사실에 적힌 돈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는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정치자금법 제32조 1호에서 제한하는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서도 명씨는 해당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남 변호사는 "해당 조항은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단계'에서 정치자금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후보자로 추천된 이후' 돈을 받은 것까지 규제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며 "김 전 의원과 주고받은 돈은 후보자 추천의 대가가 아닌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빌려주고 받은 돈이라는 점에서도 공천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 의혹들을 제기한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진술 신빙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강씨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5월까지는 명씨에게 현금을 지급(전달)했다고 하고 2023년 6월부터는 김 전 의원 집무실 책상 서랍에 현금을 넣어뒀을 뿐 명씨가 가져갔는지 알 수 없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씨는 9천600만원을 공천 대가로 전달했다고 하지만 구속영장에 적힌 금액은 7천600만원으로 2천만원 이상 차이 나고 강씨가 명씨에게 지급했거나 서랍에 뒀다는 횟수도 큰 차이를 보이는바 진술이 일관성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에 적힌 명씨의 범죄 사실이 대부분 강씨 진술을 기초로 하는데, 구속 요건 기준의 전제가 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를 두고 강씨 진술 일관성이 없는 만큼 구속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명씨에 대한 구속적부심 심문은 27일 오후 4시 창원지법 형사3부(오택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법원에 구속의 적법성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법원은 피의자 심문이 끝나고 24시간 이내에 기각 또는 석방 결정을 해야 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명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스스로 국회의원과 같은 지위에서 정치활동까지 해 민의를 왜곡하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를 통해 경제적 이득까지 취해 헌법이 규정하는 대의제 민주주의 제도를 정면으로 훼손했다"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원은 지난 15일 증거인멸의 염려를 이유로 명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차례 구속기간이 연장된 명씨의 예정된 구속 기한은 다음 달 3일까지다.
l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