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친윤 충돌 이어 계파색 옅은 의원들도 한동훈 해명 요구
친한 "최종타깃은 韓 리더십…답변해도 계속 공격" 방어막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정진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성격의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두고 26일 당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무죄 선고로 사실상 여당의 '반사이익' 효과가 소멸한 가운데, 지난 5일 처음 제기된 당원 게시판 논란이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전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한 데 이어, 이날은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한 대표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대표가 빨리 정치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며 "당원 눈높이에서는 '가족이냐 아니냐' 이걸 알고 싶어 한다. 만약 (게시글 작성자가) 가족이라면 사과하고 빨리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시간을 끌수록 분열이 일어나고 탄핵을 부른다"며 "민주당이 초래하는 게 아니라, 우리 내부의 자중지란 분열에 의해서 잘못된 정치적 상황으로 갈까 봐 대단히 두렵다"고 우려했다.
김용태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대표께서 일을 키우시는 거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의혹에 대해서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대표이자 리더, 지도자로서 사과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의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당원 게시판은 일반 아고라 같은 곳이 아닌 정당 게시판"이라며 "사실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지만, 지도자나 여당 의원들을 향해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건 익명성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는 것은 조금 다른 부분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필요한 감사나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친한계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키우는 정치적 목적이 '한동훈 끌어내리기'에 있다고 주장하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 논란을 놓고 전날 최고위에서 벌어진 공개 충돌에 대해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번 논란을 통해 지적된) 당원 게시판 시스템을 바꾸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계속 공격하는 것은 결국 한 대표의 리더십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길게 보면 내년 전당대회를 포함해 당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고, 최종타깃은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이라며 "수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입장을 표명했을 때 그분들은 믿지 않을 거고, 계속 다른 문제를 제기하면서 또 다른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합리적인 의혹 제기가 아니라 공격"이라며 논란이 된 게시글을 전수조사한 결과 "특별히 문제 되는 글이 없었다"고 전했다.
주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대표 흔들기'라고 밝힌 한 대표의 입장에 동의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동의한다"며 "어떤 의혹을 제기할 때는 팩트에 근거해야 하는데, 이미 아닌 걸로 밝혀진 걸 가지고 자꾸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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