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 특보가 발효된 26일 강한 바람에 지하철역의 입간판이 날아가거나 가로수 및 신호등이 도로로 쓰러지는 사고가 속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8분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수인분당선 가천대역 3번 출구의 입간판이 강풍에 날아가면서 마을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30명의 승객 중 70대 여성 1명이 이마 부위에 상처를 입는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오전 11시 31분에는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서 강풍에 가로등이 쓰러졌다. 당시 도로를 지나는 차가 없어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오전 7시께 울산시 울산대교 남구 방면 편도 2차로 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의 윙바디가 날아갔다. 날아간 윙바디는 울산대교 중간 부분에 떨어져 한때 동구에서 남구 방면 교통이 완전히 통제됐다.
이밖에 강풍주의보가 도내 전역에 발효 중인 경기에서 48건, 대전세종충남 11건, 충북 9건, 인천 6건, 제주 5건, 강원 4건 등의 가로수 도로 전도, 건물 간판 낙하위험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주의보는 풍속이 초속 14m 또는 순간풍속이 초속 20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는 통상 사람이 바람을 안고 걷기 어려울 정도다. 일부에서는 강풍경보(풍속이 초속 21m 또는 순간풍속이 초속 26m를 넘을 것으로 예상)가 내려지기도 했다.
순간 최대풍속은 강원 인제군 미시령 초속 39.3m, 전북 무주군 설천봉 초속 31.4m, 경기 화성시 도리도 초속 30.1m, 울산시 동구 이덕서 초속 27.9m, 제주 고산 초속 27.6m 등을 기록했다.
충북 지역의 5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강한 바람이 불어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며 "맞바람에 낙엽과 흙이 눈에 들어와 힘들었다"고 말했다.
강풍 특보 속에 갑자기 내린 우박으로 인해 시민들이 급히 몸을 피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 낮 12시 30분께 강원 철원군 곳곳에서는 콩알 만한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다. 우박이 거리를 가득 메우면서 시민들이 건물 안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철원의 시장에서 우박을 목격한 최민석(35)씨는 "철원에 오래 살았지만, 이 정도 크기의 우박은 처음 봤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우박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더 거세게 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우박은 대기 중상층에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을 때 주로 내린다. 현재까지 우박으로 인해 발생한 인명·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튿날인 27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4도~영상 6도를 기록하겠고, 낮 최고 기온의 경우 영상 2∼11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는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또 27일 출근길에 수도권과 충북, 전북 동부, 경북 북동 산지에 시간당 1~3cm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강원 내륙·산지와 제주 산지는 밤까지 많은 눈이 이어지겠으며, 충청과 경북은 29일, 호남과 제주는 30일까지 비나 눈이 올 예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6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우박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고 27일까지 중부지방에, 28일에는 서해안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가 칠 것"이라며 "출근길 운전과 시설물 관리 및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