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결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최종 승인은 언제

데일리한국 2024-11-26 15:16:33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관련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최종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결과가 발표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한편, 11월을 넘길 것이란 의견도 분분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EC는 양사 합병 조건으로 제시했던 주요 항목들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이관받아 운항 중이다. EC는 이 노선의 운항 안정성과 시장 경쟁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에어인천에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에어인천과 4700억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EC는 에어인천의 적격성을 평가 중이다. 에어인천은 내년 7월 첫 운항을 목표로 제시했다.

EC 승인 이후엔 미국 법무부(DOJ) 심사만 넘기면 된다. 다만 DOJ는 별도의 승인을 발표하지 않는 대신 '독과점 소송 여부'로 합병 승인을 판단한다. 현재 DOJ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무리 없이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EC 최종 심사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업계는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발표가 유력하지만 조건 충족 과정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경우 11월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심사,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심사는 지난 2021년 1월 기업결합 신고 이후 약 4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이는 14개 필수 신고국에서의 심사가 필요했으며, 각국의 상이한 규제와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EC는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객노선 이관과 화물사업 매각을 선결조건으로 제시했으며, 심사기간이 길어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글로벌 항공사들의 합병 사례를 보면 속도의 차이가 분명하다.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은 2008년 4월 발표 후 6개월 만에 승인을 받고, 2년 내 통합을 완료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컨티넨탈항공(2010년 5월)은 5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 아메리칸항공과 US 에어웨이즈(2013년) 역시 2013년 2월 발표, 같은 해 12월 최송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한국 항공산업의 최대 규모 합병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심사가 길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는 한국 항공산업의 최대 규모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심사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규제와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이제 최종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 심사가 길어진 만큼 통합작업에도 추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항공사 합병 사례를 보면 대부분 발표 후 2~3년 안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규제와 심사 절차로 인해 더딘 진행 속도를 보였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와 DOJ의 승인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기업결합 계획 발표 이후 약 4년 만에 14개 필수 신고국의 승인을 모두 얻어내게 된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20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1조5000억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후 2년간 독립 운영 기간을 거쳐 2026년에는 통합된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대한항공은 통합 후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한 후속 전략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