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다저스서 5년간 '절친'…딱 한 번 맞붙어 류현진이 3타수 무안타로 압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4)가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오면서, '21세기 한국 최고 투수'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의 투타 맞대결이 프로야구 2025시즌의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동료로 만나 이후 적이 되어 싸우다가, 한국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던 둘은 2025년에는 대전 신축구장과 서울 고척돔 등 한국 야구장에서 마주친다.
키움은 26일 "푸이그와 총액 100만달러 전액 보장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2022년 KBO리그에서 뛰었던 푸이그는 3시즌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류현진은 2024년 KBO리그로 돌아와 2025년에 '복귀 후 두 번째 시즌'을 치른다.
류현진과 푸이그의 투타 대결은 한국 MLB 팬들에게 향수를 부를 빅매치다.
류현진은 푸이그의 '첫 한국인 친구'다. 류현진에게도 푸이그가 '첫 쿠바 친구'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MLB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다.
더그아웃에서 류현진과 푸이그가 다정하게 지내는 장면은 전파를 타고 한국 팬들에게도 전해졌다.
2006년 한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왼손 선발 류현진은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직행하는 '최초 사례'를 만들며 MLB에서 손꼽는 에이스로 부상했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뒤에는 젊은 토론토 선수들의 '멘토' 역할도 했다.
쿠바에서 탈출해 2013년 다저스와 계약한 외야수 푸이그는 놀라운 신체 능력으로 주목받았지만, 훈련 지각, 돌출 행동 등으로 인심을 잃어 2020년부터는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MLB 정규시즌에서 류현진과 푸이그가 투타 대결을 펼친 건, 단 한 경기뿐이다.
푸이그가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한 2019년 5월 20일, 다저스 선발 류현진은 신시내티 4번 타자 푸이그를 3타수 무안타로 처리했다.
당시 류현진은 1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푸이그에게 시속 145㎞ 직구를 던져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했다.
류현진은 4회 푸이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6회 말에는 푸이그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1루로 정확하게 송구했다.
푸이그는 수비에서 한 차례 반격했다.
류현진은 6회초 2사 만루, 타석에 들어서서 우익수 쪽 파울 라인 밖으로 타구를 보냈다. 신시내티 우익수 푸이그는 관중석으로 향하는 공을 걷어냈다.
2022년 3월에는 대전에서 짧게 만났다.
키움과 계약해 그해 2월 3일에 입국한 푸이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나의 형제여, 나는 지금 당신의 나라에 있다. 곧 만나게 되길 빈다. 보고 싶다"고 썼다.
당시 토론토 소속이었지만, 한화 선수단과 함께 비시즌 훈련을 하던 류현진은 MLB 노사 협상이 여러 차례 결렬되면서, 한국에 더 오래 머물렀다.
마침 키움이 3월 4일에 대전에서 한화와 평가전을 치렀다.
키움 동료들과 함께 하루 먼저 대전에 도착한 푸이그는 류현진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4일에는 대전구장에서 만나 '2013년처럼' 서로 장난을 쳤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이제 베테랑이 됐고 숱한 풍파도 겪었다. 그러나 둘이 다시 만난 순간, 시계를 MLB 루키였던 2013년으로 돌린 듯 장난기가 샘솟는다.
2025년에 한화와 키움은 16번 대결한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날에는 푸이그와의 '전 빅리거 투타대결'을, 류현진이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둘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