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 재단 인사와 연관 의혹…"감정 휩쓸리지 않아" 해명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사감'을 섞어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는 지난 22일 2025년도 재단 예산을 심사하면서 전체 210억여원 중 절반에 가까운 87억여원을 삭감했다.
사실상 재단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한 수준이다.
예산 삭감은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소속 8명의 도의원 중 장연국(비례), 박용근(장수) 도의원이 주도하다시피 했다.
장 도의원은 전북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 예산 1억2천만원, 지역문화예술특성화사업 예산 31억8천여만원, 공연장 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예산 6억6천여만원,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운영 예산 2억4천여만원 등을 삭감했다.
박 도의원은 청년예술 주문배달 서비스 예산 6천만원, 전북 예술인 복지증진센터 예산 1억8천여만원, 전북관광마케팅종합지원센터 운영 예산 11억2천여만원, 쇼핑관광활성화 예산 3억5천만원 등을 손질했다.
두 도의원이 깎은 재단의 예산만 57억원가량이다.
이들의 예산 삭감은 재단의 인사와 관련이 있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박 도의원은 앞선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의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일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A 본부장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아 승진할 수 있을 길을 열어줬다"고 비판했으나 재단은 '이중 징계'를 이유로 들면서 "문제없다"고 맞받았다.
재단 노조는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박 도의원이 인사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재단의 예산 50%를 삭감하겠다고 협박하겠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장 도의원은 재단에 근무 중인 자신의 친인척이 인사에서 밀리자 감정적으로 예산 심사를 했다는 의심을 샀다.
한 도의원은 "(전후 사정을 들어보면) 재단의 예산 삭감은 사적인 감정이 들어갔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도의원과 사감과 일은 분리해야 하는데 누가 봐도 (감정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에 사적인 감정을 섞지 말자고 늘 다짐하는데,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자조했다.
장 도의원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나는) 공과 사를 구별할 줄 안다. (감정에) 휩쓸려서 일하지 않는다"며 "(예산안) 많은 부분에 손을 댔지만, 재단의 사업을 믿을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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