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 이릉 "세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연합뉴스 2024-11-26 09:00:48

연합뉴스 사옥서 시상식…장강명·최영 등 역대 수상자들 참석

제12회 수림문학상 이릉 작가의 '쇼는 없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 작가 이릉(46·본명 이지석)은 "앞으로도 열심히 세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릉은 25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수림문학상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저는 말하는 사람보단 듣는 사람 쪽에 가까운 편이고, 제가 추구하는 글쓰기의 방향성도 말하기보다는 듣기와 더 친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저는 40대 후반의 나이로 그렇게 빠르게 데뷔한 건 아닌데, 얼마 전 한강 작가님이 '작가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 사이'라고 하신 말씀에서 큰 힘을 얻었다"며 "자신감을 갖고 당장 앞에 주어진 한 글자, 한 문장, 한 단락, 한 챕터, 한 작품에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고 다짐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이날 시상식에는 황대일 연합뉴스 사장과 전경희 수림문화재단 이사장, 유진룡·신경호 수림문화재단 이사, 심사위원장인 소설가 성석제, 심사위원인 소설가 양진채 등이 참석했다.

역대 수상 작가로는 장강명(2회)·최영(7회)·지영(9회)·김하율(11회)이 자리했다.

제12회 수림문학상 이릉 작가의 '쇼는 없다'

황대일 사장은 개회사에서 "문학은 그 어떤 말로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복잡한 진실을 가득 담아 세상에 내놓는 고귀한 영혼의 선물"이라며 "수림문학상이 12년간 발굴한 작품들은 우리 시대의 희로애락을 주옥같은 문장으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보름 앞두고 오늘 행사가 열려 수림문학상과 K-문학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며 "이릉 작가님을 비롯한 수상자 가운데 누군가는 노벨문학상을 탈 것이라는 기대와 염원을 갖고 힘차게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릉은 2004∼2019년 기자로 일하다가 언론사에서 퇴직한 뒤 전업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당선작 '쇼는 없다'는 작가의 데뷔작이다.

'쇼는 없다'는 10월의 마지막 밤 핼러윈에 이태원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배경으로 한다. 1990년대 미국의 스타 프로레슬러들이 게스트하우스에 모여 최후의 대회를 치르고, 40대 중반인 주인공이 얼떨결에 대회에 참가하는 내용이다.

심사위원단은 탄탄한 서사와 재치, 높은 완성도를 호평했다.

성석제 심사위원장은 격려사에서 "(수상작을) 정독한 뒤 이릉 작가가 나름대로 구축해놓은 자기 스타일, 세계,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걸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야기와 문장, 모든 것이 잘 숙성돼 있다"고 격려했다.

제12회 수림문학상 시상식

수림문학상은 소설 문학을 이끌 차세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2013년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공동 제정했다. 예비 작가와 등단 10년 미만 기성작가의 미발표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상금은 5천만원이며 당선작은 이달 말 출간된다.

작년부터 저작권 및 단행본 출판 관련 편집 디자인권 양도 등 많은 권한을 수상자에게 부여해 작가의 권리를 대폭 확대했다.

역대 수상작은 제1회 최홍훈 '훌리건K', 2회 장강명 '열광금지 에바로드', 4회 김혜나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5회 이진 '기타 부기 셔플', 6회 김의경 '콜센터', 7회 최영 '로메리고 주식회사', 8회 김범정 '버드 캐칭', 9회 지영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10회 이정연 '속도의 안내자', 11회 김하율 '이 별이 마음에 들어'이다. 2015년(3회)에는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다.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