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외부 정보 유입, 北 체제에 위협…8·15 독트린 실천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제가 북한을 떠나올 때는 남조선 드라마 볼 꿈도 못 꿨습니다. 지금은 탈북자들이 남조선 드라마 못 봤다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1995년 탈북해 1세대 북한 인권 운동가로 꼽히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25일 서울 강서구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열린 '북한 인권, 두 개의 사선을 넘어 희망으로' 토크콘서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과거와 달리 대북 방송과 USB·대북 전단 살포 등의 영향으로 외부 정보 유입이 많아지면서 "북한 군인들이 수첩에 한국 노래를 적어서 회수하라는 지시가 나올 정도"라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최근 북한 젊은이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와 외국 영상을 보는 스마트폰 크기의 MP4가 널리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며 K-팝 등 한류가 북한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최근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 등 이른바 '3대 악법'을 제정하게 된 이유도 이런 외부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북한에 한류, 외국 문화가 들어간다는 건 기존 주체 문화를 대신하는 대안적 문화가 형성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 체제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3대 악법'을 제정해 외부 정보 유입을 막으려고 하지만 북한 주민의 외부 정보 욕구가 존재하는 한 절대로 막을 수 없다"며 "외부 정보의 유입이 북한 주민의 생각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해 북한인권재단 출범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제시한 '8·15 통일 독트린'의 실천 과제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8·15 통일 독트린'의 7대 과제 중에서도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가 주최한 이날 토크콘서트는 폐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김 대표를 비롯한 1세대 북한 인권 운동가의 삶을 조명하고, 장마당 세대와 대화를 통해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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