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1심 유죄로 코너 몰렸다가 위증교사 무죄에 한숨 돌려
李 "국민 더 나은 삶 위해 최선"…대장동 등 다른 뇌관은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사법 리스크의 첫 관문에서 발목을 잡혀 위기에 봉착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 1심 재판부가 25일 무죄를 선고하면서 무거운 짐 하나를 벗을 수 있게 된 덕이다.
사법 리스크의 첫 관문이었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아 코너에 몰렸던 이 대표는 리더십 붕괴를 막고 정치적 반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재판에서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형을 받았을 때만 해도 이 대표는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2심과 3심이 남아 있지만, 상급심에서 감형받아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여기에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마저 유죄가 선고됐다면 2연속 유죄 판결에 이 대표는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고 리더십마저 위태로울 뻔했다.
당내에서조차 공직선거법 위반보다 더욱 리스크가 큰 것으로 평가되던 이번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내며 이 대표는 내부 전열을 가다듬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현안에 최대한 언급을 자제한 채 민생과 경제 위기를 타개하는 데 집중하며 '먹사니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역시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서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제가 겪는 어려움은 미미하다"며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무죄 판결로 잠시 흔들리는 듯했던 리더십을 다시 세우고 내부 결속도 다질 태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예정된 일정들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공직선거법 재판으로 위태로워 보였던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와는 별개로 민주당은 이 대표를 압박했던 현 정권과 검찰을 향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공산이 크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정치 보복', '정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주장을 반복했던 만큼 검찰개혁 법안 추진, 검사 탄핵 등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리더십 위기 상황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여기에 검찰이 지난 19일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진행 중인 재판은 총 5개로 늘어났다.
이미 1심이 끝난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재판의 상급심을 포함해 이들 재판에서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유죄가 나오면 사법 리스크는 재차 불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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