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데일리한국 박유제 기자] 경남 의령군의회 김규찬 의장이 25일 열린 제289회 임시회 2차 정례회에서 이례적으로 의사봉을 내려놓고 자유발언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25일부터 내달 6일까지 12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정례회 첫날, 김규찬 의장은 의장석을 오민자 부의장에게 맡긴 채 의원 자격으로 자유발언에 나섰다.
김 의장은 발언에서 “의령군은 초고령화와 인구감소, 동·서부권의 발전 격차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오랜 숙원이었던 울산·함양 고속도로 IC가 동부권에 개통될 예정인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발전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부림면 공설운동장 부지에 ‘스마트 융복합 스포츠 센터’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김 의장은 “스마트 융복합 스포츠 센터는 부림면의 자원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혁신적인 스포츠 단지로,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규정했다.
센터 운영과 관련해서는 "AI와 모션캡처를 활용한 스마트 트레이닝, AR·VR·XR 기술을 접목한 체험형 스포츠 프로그램 등으로 선수들의 훈련 효율을 높이고,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스포츠 센터를 중심으로 골프장, 축구장, 실내 테니스장, 족구장, 탁구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을 함께 조성하고, 치유와 힐링을 테마로 한 숙박시설을 연계하면 부림면은 영남권 스포츠 메카로 도약할 잠재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의령의 특산물로 만든 웰빙 음식과 연계해 지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면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료 의원들에게 자유발언 기회를 우선 배려해 온 김 의장이 의사봉을 내려놓고 직접 자유발언에 나선 배경에 대해서는 "의령군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김창호 의원(의령군 라 선거구)은 수의계약 제도개선과 공사계약 전담부서 신설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유발언에서 “수의계약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특정 업체에 계약이 집중되면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부터 2024년 7월까지 2,386건의 수의1인 계약이 체결되고, 약 408억 7천만 원이 집행된 자료를 인용하며 "일부 업체에만 계약이 집중되고 있어 지역업체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사 수주는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지역업체들이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력을 얻고 더 많은 업체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각종 공사의 품질과 예산 절감을 위한 공사 관련 전담 부서 신설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의령군의 건축공사 대부분이 국도비 보조사업으로 진행되지만, 사업부서가 공모 준비와 건축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며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업부서가 공사의 건축, 전기, 기계 등 다양한 전문 분야를 다뤄야 하지만, 인력 부족과 전문성 한계로 인해 공사 진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했다.
인근 창원시와 광주광역시 북구의 사업부서 운영 사례를 든 김창호 의원은 “수의계약 총량제와 공사 관련 전담 부서를 신설,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예산 절감과 공공 건설 사업의 질적 향상을 이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 윤병열 의원(사진· 의령군 다 선거구)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의령군의 벼 농가들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벼 재배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건조비 지원금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현재 의령군의 벼 건조비 지원금은 2023년 기준 680원에 불과한 수준으로, 인근 거창군과 함안군이 포대당 1500원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벼 농업이 의령군의 핵심 산업 중 하나임에도 농민들이 타 지역 농가에 비해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벼 건조비 지원금을 인근 지역 수준인 1600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