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차이 전 총통 런던 방문 일정 내년 봄으로 연기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영국 정부가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의 상·하원 방문 일정을 무산시켰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차이 전 총통이 지난달 런던을 방문해 하원 의장 주최 리셉션 참가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영국 외무부의 개입으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외무부 산하 영연방 개발사무소(FCDO)가 영국의 대만 대표부에 차이 전 총통의 런던 방문 일정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차이 전 총통이 방문하려던 지난달 16~18일에 마침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반중 성향의 차이 전 총통이 영국 의회를 찾을 경우 최근 수년간 악화했던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영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FCDO는 '차이 전 총통의 방문은 래미 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을 망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차이 전 총통은 지난달 영국 의회 대신 프랑스 의회를 찾았다.
차이 전 총통은 체코와 벨기에, 프랑스 등 3개국을 순방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강조했다.
차이 전 총통의 영국 방문 일정은 내년 봄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내년 봄에는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출범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동당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제1야당 보수당 소속인 프리티 파텔 전 내무장관은 "노동당 정권이 중국의 위협에 대한 영국 사회의 비판을 억누르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