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은 계열사 온라인팜이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소재 예화랑 건물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누이 임주현 부회장이 비정상적 계약을 체결했다고 비판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임 부회장이 온라인팜 대표이사에게 지시해 예화랑 건물에 대해 올해 초 임대차보증금 48억원, 월세 4억원, 임대차 기간 20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하며 48억원을 선입금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형제 측은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건물 임차를 위해 계약 체결 후 닷새 만에 48억원을 선입금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온라인팜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도매 회사로 이같은 규모의 건물을 임차할 필요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임대차계약 조건대로라면 온라인팜은 향후 20년간 1천억원 규모 현금을 지출해야 한다"며 이 같은 사항이 온라인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형제 측은 모녀 측이 문화계 영향력을 확대할 의도로 해당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며 "개인 권력 강화와 사익 추구를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녀 측이 예화랑 소유주 김방은을 통해 문화계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시했다.
예화랑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한 장소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김방은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끄는 미래회 출신으로 임 부회장도 앞서 미래회에서 활동한 적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형제 측은 한미그룹에 핵심 거버넌스 기구를 신설, 이사회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도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주가치제고위원회,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위원회, 임원평가위원회, 사외이사후보위원회 등을 설립하겠다고 설명했다.
형제 측은 모녀 측과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에 대해 "단기이익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비율을 현행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사내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성 시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형제 측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지주사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는 3인 연합이 그룹 전체 경영권 향방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형제 측과 3인 연합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 등 사안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다음 달 19일에는 박재현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128940]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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