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증언 연습했어도 그것만으론 위증교사 입증 안 돼"
민주당, 장시호 위증교사 등 의혹으로 7월 탄핵안 발의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에 대한 위증 교사 의혹 등으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증언 연습을 시키거나 위증을 교사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25일 파악됐다.
공수처는 고발인에게 보낸 김 차장검사 불기소 이유 통지서에 "피의자는 (위증 교사 범행 당일로 지목된) 2017년 12월 6일 장씨를 만나거나 장씨와 증언 연습을 한 사실이 없다"고 적시했다.
공수처는 장씨가 구속 당일인 2017년 12월 6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뇌물 사건에서 증언한 같은 달 11일까지 특검 사무실 등 어디로도 출정을 나간 적이 없고, 증언 연습을 위한 서류를 구치소에 반입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위증 교사 의혹은 장씨와 지인 간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는데, 장씨가 공수처에 '지인이 무시할까 봐 김 차장검사와 친분이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낸 것이고, 이 회장 사건 재판에서 위증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 등도 불기소 처분의 근거가 됐다.
공수처는 "설령 김 차장검사가 장씨를 만나 증언 연습을 한 사실이 있더라도 증언을 준비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증을 교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증인 사전 면담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거나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김 차장검사가 장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 이 회장 재판과 관련한 공무상 비밀·개인정보를 누설한 혐의, 검사 인사 정보를 누설한 혐의 모두에 대해 지난 19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김 차장검사가 직권을 남용해 장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횡령 혐의 불기소 처분, 프로포폴 불법 투약 관련 수사 무마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했다.
횡령 사건의 경우 김 차장검사가 수사나 처분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프로포폴의 경우 장씨가 불법 투약 혐의가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고 이와 관련해 직권을 남용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고발인인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법원에 재정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타당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제도다.
김 차장검사에 대해선 수사와 별개로 국회의 탄핵 절차도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70명이 지난 7월 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장씨에 대한 모해위증 교사 의혹, 윤석열 대통령 부부 봐주기 수사 의혹,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관련 별건 수사 및 피의사실 공표 의혹 등이 민주당 의원들이 밝힌 탄핵 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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