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음식·영화뿐만 아니라 치맥·피맥·소주도 좋아해"
"GM과의 추가 협업 곧 발표…양사 생산능력 활용·전동화 기술 공유"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현대차[005380] 대표이사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최소한 초기에는 한국에서 70%, 미국 등 다른 대륙에서 30%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정의선 회장님이 '한국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주셨고 나도 실행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한국을 자주 찾아) 현대차 임직원들과 싱크로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간에서 필요하다면 조정하고 임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새 CEO로서) 성공하기 위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나는 오픈 마인드이고 한국의 전통, 음식,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치맥, 피맥, 소주 다 너무 좋아한다. 한국 근무에 유일한 어려움(challenge)이 있다면 너무 많이 먹어서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무뇨스 사장과의 일문일답.
-- 현대차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 놀랍고 혁신적인 방향이다. 정의선 회장님은 국적에 상관없이 성과를 잘 내고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들었다. 선제적으로 사고하고 혁신적으로 움직이는 정 회장님 덕분이다. 영광스럽고 큰 책임을 느낀다.
-- 정 회장이 당부한 바가 있나.
▲ '한국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주셨고 나도 실행하고 싶다. 나는 오픈 마인드이고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한국의 전통, 음식,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한국을 자주 찾아) 임직원들과 싱크로율을 높이고 이해 수준이 동일선상에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에서 필요하다면 조정을 하고 임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새 CEO로서) 성공하기 위한 요인이다.
-- 한국의 근무 비중은.
▲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비행기에서 보낼 것 같다. 최소한 초기에는 한국에서 70%, 미국 등 다른 대륙에서 30%를 보내겠다. 지난 6년간도 거의 매달 한국에 갔고 한 달에 두 번 간 적도 있다. 집무실도 한국에 있고 좋아하는 곳도 많다. 치맥, 피맥, 소주 다 너무 좋아한다. 한국 근무에 유일한 어려움(challenge)이 있다면 너무 많이 먹어서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이다.
-- 자동차 시장이 변화하는 시기에 포부를 밝힌다면.
▲ 수십 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종사했지만, 이 정도의 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는 현대차의 굉장한 강점인 '빨리빨리' 문화를 '빨리빨리, 미리미리'로 발전시켰다. 앞으로도 이러한 정신을 계속 활용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자동차 관련 인센티브가 바뀔 수도 있고, 중국 업체들은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저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바로 기술이다. 전동화의 브릿지 역할을 하는 모델은 하이브리드차(HEV)가 될 수도 있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전기차(FCEV)가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소프트웨어중심차(SDV)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챌린지이자 기회다.
-- 트럼프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계획 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현대차의 미국 투자 결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이전이었다. 그 근간에 (IRA상) 인센티브가 있던 것은 아니다. 인센티브가 없어져도 공장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 고객이 원하는 것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차(EV)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면 내연기관, HEV, PHEV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의심할 여지 없이 '그렇다'다. 규제가 바뀌면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 유연성이 매우 중요하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장이 있다면 바로 현대차다. 앨라배마 공장은 경쟁사와 다르게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6개 모델을 생산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유효했다. 앞으로 인센티브 등 챌린지가 계속되겠지만 현대차는 빠르고 유연성 있게 대응할 수 있다.
-- EV 생산을 줄이고 HEV나 내연기관차 생산을 늘릴 계획이 있나.
▲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고 수요에 따라 생산을 조정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바에 따라 HEV 투자와 내연기관차 생산을 늘리려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가 단순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지배적일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생기면서 배터리 비용도 떨어질 것이다.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완공식과 생산 전략 변화는.
▲ 지난달에 생산은 시작했지만 단지 내 모든 공사가 끝나진 않았다. 내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준공식을 계획 중이다. 아이오닉5는 이미 생산 중이고 아이오닉9은 내년 1분기 말 생산을 시작해 2분기 초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리고 1년 뒤에 하이브리드 모델도 도입할 계획이다.
-- 중국 전기차의 위협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 어렵지만 아주 간단하다.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는 것이다. 기술 개발에 있어 더 똑똑하고 빠르게 대응하고 최고의 제품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등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난 6년 동안 'FBB'(Fewer·Bigger·Better) 전략을 도입해 각기 다른 지역에서 많은 딜러를 유치하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객이 수리적인 문제에 있어 중국 제조사의 대응에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현대차는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시기다.
-- 제너럴모터스(GM), 웨이모 등 파트너십의 구체적인 계획은.
▲ (구글 자유 주행 자회사) 웨이모와는 최첨단 로보택시 출시를 준비 중이고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협력은 앞으로 2년이나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GM과의 협업은 곧 추가적인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협력 분야는 양사의 생산 능력(캐파)을 더 잘 활용하고, 전동화 기술을 공유하며, 볼륨 효과를 내는 것이다. 윈윈 설루션이다. SDV와 관련해서 말하면 구독 모델인 '이볼브 플러스'와 같은 새 제품을 계속 고안할 예정이다. 지난 몇 개월간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현대차그룹은 점유율이 올라 견고한 2위를 유지했다. 혁신과 경쟁을 위한 아이디어를 계속 고안할 것이다.
-- FTA, IRA, 보편관세 등 트럼프 정책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를 꼽는다면.
▲ 말하면 현실이 될 수 있으니 답하지 않겠다. (웃음) 농담이고 저희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유연하게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설루션은 간단하다. 현지 투자를 늘려야 한다. 생산뿐 아니라 공급과 베이스의 현지화에 투자해야 한다. IRA가 현대차만이 아니라 모든 업계를 대상으로 없어지는 것이라면 괜찮다고 본다. 오히려 현대차가 더 잘할 기회가 될 것이다.
-- 숫자적인 목표가 있다면.
▲ 장재훈 사장님이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언급한 회사 목표(2030년 EV 200만대를 포함한 글로벌 555만대 판매 및 EV 21종·HEV 14종 확보)와 동일하다. 동시에 현대차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만들고 임직원과 이해관계자에게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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