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 앞장…1970년대 7년간 투옥되기도
소설가·화가로도 활동하며 저서 50여권 남겨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맞서 저항했던 작가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가 24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AP, AFP 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5세.
유가족에 따르면 브레이튼바흐는 이날 자택이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브레이튼바흐의 딸은 AFP에 "나의 아버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화가이자 시인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는 24일 파리에서 85세의 나이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브레이튼바흐는 1948년부터 1990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시됐던 흑인 인종 차별 및 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에 앞장선 시인이자 소설가, 운동가이다.
그는 남아공에 정착한 네덜란드계 이주민들이 발전시킨 토착 언어인 '아프리칸스어'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작가로도 꼽힌다.
대표작으로는 1975년부터 7년간 겪은 감옥 생활을 바탕으로 쓴 '백색증(알비노) 테러리스트의 고백' 등이 있다.
브레이튼바흐의 가족은 이날 성명에서 그가 작품 활동을 통해 "망명과 정체성, 그리고 정의의 주제를 대담하게 다뤘다"고 회고했다.
브레이튼바흐는 1939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서부의 웨스턴케이프주에서 태어났다.
이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그는 대부분 외국에서 생을 보냈지만 남아공인으로서 정체성을 계속 지키며 인종차별 정책 반대 운동을 이어갔다.
그는 파리에 거주하면서도 자주 고국인 남아공을 방문했는데, 1975년 남아공에 방문했을 당시 백인 정권의 탄압을 받던 넬슨 만델라의 정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벌인 반정부 운동을 도운 혐의로 체포됐다.
7년간 투옥됐던 그는 1982년 프랑스 정부의 도움을 받아 석방됐으며 파리로 돌아가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후 파리에서 계속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을 이어가며 시와 소설 등 책 50여권을 출간했으며 화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대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잭 랑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추모글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그의 열성적인 헌신과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그의 싸움은 모범적이고 결단력 있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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