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 첫 강등을 이미 확정한 뒤 최종전을 치렀다. 당분간 인천의 K리그1(1부리그) 마지막 경기일로 기록될 이날, ‘파검’의 선수단은 팬들의 박수와 응원 속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다음 시즌 2부리그 강등이라는 결과에도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24일 오후 2시 열린 K리그1 파이널B 최종 라운드를 끝으로 하나은행 K리그1 2024 정규리그는 모두 종료됐다.
울산이 리그 2경기를 남기고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었고, 23일 파이널A 최종전을 통해 상위 6팀의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이어 24일에는 파이널 B의 하위 6팀 최종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인천은 지난 10일 37라운드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하며 최종전을 남긴 채 11위 대구(승점40)에 4점 뒤진 승점 36점에 머무르며 K리그1 최하위로서 다음 시즌 K리그2(2부리그) 자동 강등을 조기에 확정했다. 이날 대구 원정에서 3-1로 승리했지만 대구와 승점 1점차로 좁혔을 뿐, 강등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창단 21년 만의 2부리그 강등이다.
인천 선수단은 대구와의 K리그1 최종전을 마치고 원정석에 자리한 인천 서포터즈 앞으로 가 고개를 떨궜다. 마지막 경기를 이겼음에도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는 마음이 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
그 순간 인천 팬들은 야유 대신 박수를 택했다.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것 역시 같이 이겨내자는 의미였다. 팬들은 곧이어 “할 수 있어, 인천”이라는 경기 중 자주 쓰는 응원 구호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에 선수단 역시 머리 숙여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2부리그 강등 확정 당시 선수단 버스를 막고 시위를 벌였던 수원 삼성과는 달리, 인천 팬들은 강등 확정 경기에서도 버스를 막지 않고 비교적 덤덤한 듯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날 최종전에서는 오히려 수고했다는 박수와 함께 이겨내자는 목소리로 선수들을 위로했다.
물론 K리그2 강등 직후 시즌에 곧바로 K리그1 승격을 이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남, 부산, 전남 등 K리그1에서 황금기를 보냈던 구단들도 줄줄이 실패했고, 올 시즌에는 K리그 4대 구단 중 하나로 불리는 수원 삼성마저 플레이오프 문턱도 밟지 못하고 승격과 멀어졌다.
더군다나 시민구단인 인천 입장에서는 K리그2 강등 시 고액 연봉자들의 이탈을 막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전력의 이탈이 결국 2부리그에서의 고착화로 이어지는 사례 역시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하지만 적어도 처음 겪는 강등을 대하는 인천 팬들과 선수들의 태도는 훌륭했다. 실질적인 전력 구축을 떠나서, 서로를 향한 원망보다는 힘을 보태주며 함께 승격을 향해 나아가자고 하는 인천의 메시지는 DGB대구은행파크 현장에 있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만했다. 충분히 응원 받을 만한 새 항해의 시작이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인천 유나이티드는 서해 바다와 맞닿은 도시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모험과 진격의 의미를 담은 응원가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날 인천의 의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노래는 ‘뱃놀이 가자’일 것이다.
‘노를 저어 바다로 가자 핏빛 파도 속을 헤쳐 나가며 꿈을 꾸나 깨어 있으나 닻을 내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