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C 승인 임박…노조 반발은 변수

뷰어스 2024-11-25 04:00:02
대한항공 최신 기재 드림라이너 787-1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최종 승인이 눈앞에 이르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최근 양사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던 유럽 4개 노선의 티웨이항공에 이관 요건이 충족됐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에 대해서 EC는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합병 반대’도 해결 과제로 남았다.

■ EC “유럽 4개 노선 이관은 충족”…티웨이, 파리 첫 운항 여객기 문제

22일 EC에 따르면 리아 주버 EC 경쟁부문 대변인은 “EU(유럽연합)는 티웨이항공이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에 명시됐던 여객부문 시정조치(유럽 4개 노선 이관)를 충족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EC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며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의 4개 여객 노선을 LCC에 이관하라는 시정조치를 대한항공 측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이관 대상 항공사로 지정돼 로마와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에 순차 취항하며 4개 노선 이관을 마쳤다. EC는 이들 노선의 운항 안전성을 평가하고 대한항공과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EC의 티웨이항공 안전성 평가 기간 중 여객기 문제가 있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장거리용 기재를 대여받는 등 유럽 4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 8월28일 파리 첫 노선에 투입된 여객기가 말썽을 일으켰다. 이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노선 이관과 함께 빌린 4대의 여객기 A330-200(A332) 기종 중 하나가 기체 결함으로 21시간 운항이 지연된 것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티웨이의 요청이 있을 시 정비 등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 EC 화물사업 매각 “검토중”…아시아나 조종사노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EC는 유럽노선 이관에 대해선 충족했다고 봤지만, 화물사업 매각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하면서 예상보다 최종 승인이 지연되고 있는 모습이다.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의 또 다른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EC는 아직 검토 단계라고 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17일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에어인천에 대해 현장실사가 진행 중이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과의 결합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7월1일에는 첫 운항에 나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나항공)


다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노조의 반발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관련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이 회사의 사외이사 중 한 명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참여한 것에 대해서 부당하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가처분 결론은 22일로 예상되고 있다. 양사 기업결합을 할 때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대한항공에 법률 자문을 했기 때문에 윤 고문이 대한항공에 유리한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에어인천으로 고용 승계가 될 예정인 화물기 조종사와 정비직, 일반직 직원들이 고용관계 강제 승계 거부권도 행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인수초기 때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고용 승계부분도 매수인과 최우선 조건으로 지속 합의해왔다”고 말했다.

■ EC 최종 승인 나면 사실상 경쟁당국 모두 승인…12월20일 신주인수

대한항공은 EC의 최종 승인이 나면 마지막으로 남은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도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OJ가 양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간주된다. 이에 오는 12월20일 이전까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신주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 자회사로의 편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신주인수 거래 이후 양사가 완전한 합병을 이루는 데는 약 2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EC로부터 여객 부문 선결 요건은 충족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화물사업 매각의 경우 EC의 심사 종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객 부문과 화물 부문의 선결 조건을 모두 승인 받아야만 EC의 심사 종결이 가능하다“며 ”조속한 심사 종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