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득표자 없이 12월8일 결선 투표 유력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루마니아에서 24일(현지시간) 오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시작됐다.
모두 13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의 관심사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친트럼프·반유럽' 성향 후보의 득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루마니아 최대 정당인 사회민주당(PSD)을 이끄는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가 약 25%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당 결속동맹(AUR)의 제오르제 시미온 대표는 15∼19%의 지지율로 뒤를 잇는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치올라쿠 총리와 시미온 대표가 다음달 8일 결선 투표에 진출한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두 후보는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놓고 극과 극이다.
치올라쿠 총리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력히 지지한다.
반면 시미온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반대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구상한 종전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빨간 모자를 즐겨 착용할 정도로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하다.
시미온 대표는 트럼프의 당선과 민족주의·표퓰리즘 공약을 앞세워 최근 인기가 급상승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는 최근 "더는 다른 나라에게 2등 시민 취급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EU와의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지난해 10%, 올해 5.5%(잠정) 등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분노한 여론을 등에 업고 전 국민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정치 분석가 크리스티안 피르불레스쿠는 시미온 대표가 선전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경우 결선 1주전인 12월1일 총선에서 극우당 AUR가 득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루마니아 민주주의는 1989년 공산주의 붕괴 이후 처음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IT 직종에 종사하는 오아나 디아코누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시미온이 대선 결선 투표에 진출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EU·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는 총리가 행정 실권을 가지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대통령은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책임진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1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연임을 마친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은 친서방 정책을 유지했지만 2015년 취임 당시 공약과는 달리 부패 척결에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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