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꼼수가 통하다니… ‘한국 킬러’ 린위민, 日 묶고 대만 영웅으로[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2024-11-24 22:00:47

[도쿄=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대만의 꼼수가 제대로 통했다. 슈퍼라운드 최종전 선발투수였다가 결승전 선발투수로 변신했던 린위민이 일본 타선을 이닝 실점으로 묶었다.

대만은 24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도 도쿄돔에서 펼쳐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을 펼쳐 4-0으로 승리하며 프리미어12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린위민. ⓒ연합뉴스 린위민. ⓒ연합뉴스

대만은 B조 조별리그에서 4승1패로 한국(3승2패)을 누르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슈퍼라운드에선 1승2패로 부진했지만 미국, 베네수엘라(이상 1승2패)를 득실차 기록인 TBQ에서 앞서 결승행 티켓을 잡았다. 대만 역사상 최초의 프리미어12 결승 진출이었다.

그런데 대만은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무례한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당초 선발투수로 린위민을 예고했지만 경기 개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천보칭으로 바꿨다. 상대팀인 일본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대만은 WBSC에 벌금을 내고 선발 교체를 단행했다. 국제대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무례함이었다.

이러한 행동을 한 이유는 결승전에서 린위민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린위민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4시즌 21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승6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주로 더블A(19경기)에서 뛰었고, 트리플A 마운드는 한 경기에만 출전했다.

린위민은 특히 국제대회에서 '한국 킬러'로 명성을 날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전 2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5이닝 2실점을 호투했고 이번 프리미어12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4.2이닝 2실점 2피안타로 호투했다.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뚝 떨어지는 커브를 보유한 대만의 에이스다.

쩡하오루 대만 감독(왼쪽). ⓒ연합뉴스 쩡하오루 대만 감독(왼쪽). ⓒ연합뉴스

린위민은 일본 타선을 상대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좌,우타자들을 가리지 않고 시속 150km 전,후의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구석에 꽂았고 좌타자에겐 슬라이더, 우타자에겐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았다. 타이밍을 뺏는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결국 린위민은 4이닝간 70구를 던지며 무실점 1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으로 맹위를 떨쳤다. 이닝수는 많지 않았지만 슈퍼라운드 3경기 연속 9점을 뽑아낸 일본 타선을 단 1피안타로 묶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투구였다.

대만 타선 또한 린위민의 호투에 응답했다. 5회초 린쟈정이 솔로포, 천제슈엔이 스리런 홈런을 날려 4-0을 만들었다. 결국 대만은 일본을 제압하고 프리미어12 첫 우승을 완성했다.

선발투수를 바꾸는 무례함을 보여준 대만. 하지만 꼼수로 등판한 린위민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며 결승전 승리의 영웅이 됐다. 일본 타선을 압도하며 대만에게 첫 우승을 선물한 린위민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린위민. ⓒAFPBBNews = News1 린위민.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