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환경부와 유관 단체가 부산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오염 관련 국제회의를 계기로 다양한 부대행사를 열고 있지만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을 지자체에 맡긴 채 적극적이지 않아 환경단체의 빈축을 사고 있다.
환경부는 부산 벡스코에서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이니셔티브’ 발족식을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의 자원순환 정책을 알리는 ‘플라스틱에 대한 새로운 생각’ 행사를 25~29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개최한다.
두 행사는 같은 장소에서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국제회의인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을 계기로 열린다.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이니셔티브’는 플라스틱의 생산, 소비, 재활용까지 모든 주기를 망라하는 긴밀한 순환경제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 행사엔 한국의 플라스틱 산업을 대표하는 14개 기업과 4개 협회·단체 대표, 해외 3개 사업계 협의체가 참여한다.
이날 정부와 산업계는 △재생원료 사용 국가 목표 달성 노력 △재사용 등 플라스틱 감량행동 강화 △연구개발 과제 발굴 △기반시설 구축과 기술지원 △국제사회와 협력 창구 구축을 내용하는 하는 이행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어 국내 산업계는 △연차별 재생원료 활성화 △재사용과 되채우기 거점 확대 △소비자 인식 제고 등 순환경제 협력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새로운 생각’ 행사는 한국의 선진적인 플라스틱 순환경제 정책과 기술을 참여국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환경부와 부산시를 비롯, 환경공단, 환경산업기술원, (사)한국포장재재활용공제조합,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가 참여한다. △순환경제 학술토론회(포럼·세미나) △개도국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과 금융지원 상담 등을 진행한다.
아울러 K-플라스틱 자원순환 전시관에선 플라스틱 원료 생산부터 소비·수거·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접목한 재활용 기술과 무색페트병 수거 시범사업을 소개한다. 일회용컵과 어구 등 관련 보증금제도도 현장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부산시 환경단체들은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5차 정부간협상위원회를 계기로 정부의 플라스틱 감축을 촉구하는 퍼레이드를 벌였다. 사진=연합뉴스문제는 환경부가 현정부의 감사원이 관련법에 따라 전국 시행을 권고함에도 불구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 여부를 지자체 자율에 맡긴 채 전국적인 시행을 미루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2002년부터 시행됐는데 2008년 한차례 폐지됐다가 국회가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2022년부터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현정부는 제주도와 세종시에 한해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했는데 이러한 방식이 문제임을 감사원과 22대 국회 환노위가 국정감사장에서 지적했음에도 지자체의 자율에 맡긴 채 전국 시행에 적극적이지 않다.
환경운동연합과 글로벌 3대 환경단체 가운데 하나인 지구의 벗(FOEI)은 ‘플라스틱 버스터즈 행진’을 진행하며 플라스틱으로 인한 위기의 심각성을 알렸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감축할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구의 벗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전 세계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플라스틱 오염 없는 미래로’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에 맞서 플라스틱 오염 없는 미래를 향한 실천적 운동을 펼칠 것 △국제 사회가 플라스틱의 생산 단계를 포함한 전 생애주기 감축 의무화에 합의할 것 △한국 정부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개최국으로서 강력한 플라스틱 감축 협의를 선도적으로 제안할 것 △한국 정부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 의무화를 우선 선언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5차 정부간협상위원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 설치된 플라스틱 감축 조형물.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