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나인 조직원 호주로 송환키로…2명은 2015년 사형돼 외교갈등 빚기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와 호주 간 외교 분쟁으로 번졌던 호주인 마약 밀수단 '발리 나인' 소속 마약사범 5명이 체포된 지 약 20년 만에 인도네시아에서 호주로 돌아가게 됐다.
24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수프라트만 안디 아그타스 인도네시아 법무부 장관은 현재 수감 중인 호주인 마약사범 5명을 호주로 송환하기로 합의했다며 호주에 수감 중인 인도네시아인들의 송환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프라트만 장관은 "인도주의적 이유로 송환에 합의하게 됐다"며 "우방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며 우리도 해외에 수감자가 있기 때문에 우리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돈 패럴 호주 통상부 장관도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지난 16일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이 문제에 관해 얘기했다며 이들이 호주로 송환되더라도 호주에서 계속 복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리 나인'은 인도네시아와 호주를 떠들썩하게 한 마약 밀매 조직이다.
2005년 4월 호주 경찰은 호주인 마약 밀매 조직이 거래에 나선다는 제보를 받아 인도네시아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고, 인도네시아 경찰은 헤로인 8.3㎏을 발리에서 호주로 밀수하려 한 호주인 9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체포 당시 10대 후반∼20대였음에도 인도네시아 법원은 이들 중 2명에게 사형, 6명에게 종신형, 1명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인도네시아는 마약범에게 최대 사형을 선고할 만큼 마약 관련 범죄에 엄하다.
당시 호주 정부는 "사형만은 말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5년 4월 사형을 선고받은 2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고, 이 일로 양국 간 외교 갈등이 벌어졌다.
호주 내부에서도 "왜 범죄 정보를 인도네시아에 넘겨 호주인이 사형당하게 했느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후 남은 7명 중 20년형을 선고받았던 레나 로런스는 13년을 복역한 뒤 2018년 석방됐고, 같은 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6명 중 1명이 위암으로 숨져 5명만 남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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