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포심 일으키기 충분"
(남양주=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에 올라가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형 집행을 유예했다.
재판부는 "위층에 있던 70대 부부와 2살짜리 손자에게 공포심 줘 죄질이 나쁘지만 범행 경위 등에 참작할 점이 있다"며 이같이 양형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3단독 성재민 판사는 특수협박과 폭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39)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으로 화가 나 위층에 찾아가 대문을 열어 준 B씨를 밀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70대인 B씨 부부와 딸, 2살짜리 손자가 있었다.
A씨는 B씨 부부와 말다툼하다 주방까지 들어가 흉기를 집어 든 뒤 "내가 정신 편집증 환자인데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며 위협했다.
큰소리에 이웃이 와 말렸고 설득 끝에 A씨는 흉기를 내려놨으며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법정에서 "B씨 남편의 폭행을 방어하려고 흉기를 들었다"며 협박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 남편의 폭행은 A씨가 이웃의 설득으로 흉기를 내려놓은 뒤 발생한 것"이라며 "A씨는 B씨의 집안에 들어서면서 2살짜리 아이를 봤고, 방으로 피신했으나 소동을 모두 들은 아이의 정신 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판시했다.
이어 "주방까지 들어온 외부인의 흉기 위협은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며 "피해자들의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나쁜 점, 엄벌을 탄원하는 점, 범행 경위와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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