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대부분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2%를 제시하면서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수입 증가에 따라 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예상보다 낮았다. 건설 경기 하강 폭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이 수출 물량 감소, 예상보다 덜 회복되는 내수 흐름을 고려해 전망치를 2.2%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치며 한은이 앞서 8월 예상한 0.5%보다 크게 낮았던 점도 연간 전망치 조정 예상의 근거로 언급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분기 수출이 0.4%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한은이 반도체 수출 둔화 등을 고려해 2.2%로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고 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한은이 2.3%로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3분기 성장 둔화를 고려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견해가 일치했다.
한은의 전망치 수정은 예고된 수순이다. 한은은 지난달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는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8월에 비해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이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지난 8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이를 하향 조정할지도 이번 수정 경제전망의 관전 포인트다. 만약 내년 성장률을 1%대로 낮추면 한은이 자체 추산한 잠재 성장률(2%)보다 낮아진다. 이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다는 의미다.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낮출 것이라는 데 대부분 전문가 의견이 일치했다.
국제 유가 안정이 첫 번째 이유로 지목됐다. 지난 10월 월평균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74.94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16.5% 하락했다.
석유류와 농산물 등의 나란히 내리면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둔화했다. 2021년 1월(0.9%)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대해선 전문가 예상이 다소 엇갈렸다. 한은은 지난 8월 2.1%로 전망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트럼프 정책이 내년 임기 초반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올해보다 내년 인플레이션이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2% 중반대 정도로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2.1%를 1.9%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유가의 하향 안정화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간 소비가 회복되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으킬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물가는 내년 한은의 목표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